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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 / 20] 2밀리미터씩 다가오는 재앙

김완신/논설실장

공포의 강도와 그 공포로 인해 경험하는 위기감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즉 눈앞에 닥친 위험은 두려워하지만 먼 미래에 찾아 올 재앙에는 무감각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피해가 자신에게만 국한되면 공포심을 크게 느끼지만 피해의 대상이 주위의 모든 사람들로 확대되면 두려움은 희석된다. 다시 말해 '먼 미래에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위험은 그다지 공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미래에 모든 사람들을 위기에 빠트릴 공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러 가지를 상상할 수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지구온난화 문제다.



지금도 지구온난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고 그 위험성은 지구인 전체의 사활을 좌우할 정도로 파괴적이다. 다만 그러한 사태가 우리 세대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함과 나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근거없는 연대감이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게 한다.

지난 20일 유니버시티 오브 펜실베이니아 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0년동안 해수면은 매년 2mm씩 상승했다. 이는 전 세기의 평균을 크게 넘는 수치다.

연구팀은 금세기 말까지는 지구 해수면이 30~75인치 상승하고 특히 뉴저지주 인근 바다는 3피트 정도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해수면의 증가속도가 이전 세기에 비해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과학자들은 연간 2mm의 상승은 예상치일 뿐 온난화가 가속화되면 현 세대가 생존하는 동안에 지구촌 일부지역은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이산화탄소와 열을 저장하는 개스 등이 대기로 방출되면서 지구온도가 상승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해 지구는 기온 관측이 시작된 1880년 이후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지구온난화는 해수면의 상승을 가져오고 기상재해 생태계 파괴 질병 등을 초래한다.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의 아랄해 물이 마르고 킬리만자로와 히말라야에서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다. 9개의 섬으로 이루진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는 이미 2개의 섬이 물에 잠겼다.

한나라 승상 병길의 일화는 지금도 기후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봄날 병길이 시장을 순시하던 중에 패싸움으로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목격했다.

그러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지나가는 소만 유심히 살폈다. 이들 옆에서 지켜보던 부하가 왜 소에만 관심을 갖느냐고 묻었다.

이에 병길은 사람 몇이 죽는 것은 지방관리가 처리해야 할 일이지만 이른 봄날에 소가 더위에 지칠 정도로 이상기후가 생기는 것은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싸움으로는 몇 명이 죽을 뿐이지만 이상기후로 농사에 지장에 생기면 수많은 농민들이 굶어죽게 된다며 이것이 바로 일국의 승상이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구온난화와 환경 파괴는 몇몇 개인에 국한되지 않고 지구촌 모든 사람들의 문제다. 앨 고어는 '불편한 진실'에서 지구온난화는 현대문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불편하더라도 환경 보호를 위해 인류가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구 살리기는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 인류를 지키는 도덕과 생존의 문제가 됐다.

갈매기가 날아간 자리는 흔적이 없지만 인간이 머물던 곳에는 파괴가 남는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은 이제는 더 이상 공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지구온난화의 공포는 2mm씩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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