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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무조건'을 부르는 타인종 한류팬

박상우/사회부 기자

최근 프랑스에만 한국 대중가요(K-팝) 팬이 10만명 이상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 가수 콘서트를 열어달라는 이색 시위까지 있었다. 한류 열풍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미국의 한류 열풍도 만만치 않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온통 유럽에 쏠려 있지만 미국판 한류는 소리없이 강하다. 오히려 유럽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뒤지지 않는다.

눈으로 확인도 가능했다. 얼마전 LA다운타운 콜번스쿨 지퍼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1회 K-팝 경연대회' 현장에 모인 20여명 타인종들은 미국에 한류가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줬다.

이들이 선택한 노래를 보면 놀랄 수밖에 없다. 2NE1 소녀시대 2PM 등 아이돌 노래는 기본이고 장윤정의 '어머나' 박상철의 '무조건' 등 트로트에서 성악가 조수미의 '나 가거든'까지 다양하다. 한국어 노래 가사 외우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텐데 아이돌 그룹의 춤동작까지 그대로 따라할 줄 안다.



소녀시대 노래를 부른 뉴멕시코주에서 온 한 참가자는 소녀시대 멤버들 가운데 써니가 최고라고 말했다. 또다른 참가자는 한국인 친구가 슈퍼주니어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다들 잘생겼다며 그 가운데 기범이 제일 좋다고 싱글벙글이었다. 이들은 멤버들의 이름과 특징까지 다 꿰뚫고 있다. 이들에게 우상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아닌 한국 가수다.

팝송 대신 가요를 듣기 시작한 이들은 곧 한국어와 한국문화 및 역사공부 등 한국 사랑으로 이어진다. 한류가 이들의 삶까지 바꾸는 셈이다.

내성적이었던 고교생 알리 카데나스는 한국 가요에 푹 빠지면서 성격도 바뀌었다. 학교 친구들에게 한국 가요를 알리고 싶어 용기를 내어 먼저 다가갔고 친구들이 다들 반겨줬다. 카데나스는 한류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았다.

가수 비를 좋아하는 에이프릴 잭슨은 이번 여름 이중언어 교사로 서울에 간다. 잭슨은 한국 가요가 아니었다면 평생 한국에 갈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한류는 새로운 삶과 도전거리를 선사했다.

10살 꼬마 아이도 예외는 아니다. 인기상을 받은 오나 굿맨은 한복까지 곱게 차려 입었다. 초등학생인 굿맨은 유치원 때부터 이중언어 프로그램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어려서부터 한국어를 배워서인지 실력은 네이티브급이다.

이러한 타인종 한류 열풍은 한인 1.5세와 2세가 이끈다. 이들은 타인종 친구들에게 한국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타인종들이 한류 콘텐트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데는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과 유튜브의 역할이 크다. 마우스 클릭 하나로 한국 가요와 영화 드라마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의 부작용도 들려오고 있지만 한류 전파에 있어서 만큼은 효자다.

이제 미국땅에서 파란눈의 타인종이 한국 가요를 흥얼흥얼 거리는 것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푹 빠지는 것이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머지않아 한류라는 말을 굳이 쓰지 않아도 될 때가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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