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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반의 꽃’ 나승연, 가족 이야기에 울먹

[일간스포츠] 기사입력 2011/07/11 09:23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던 그도 가족 이야기에는 말문이 막혔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더니 손수건으로 눈 주변을 훔치기도 했다. '더반의 꽃' 나승연(38) 평창유치위원회 대변인이 2018 평창겨울올림픽 유치라는 큰 일을 해내고 귀국했다.

나 대변인이 귀국한 11일 인천공항에는 취재진과 일반인들로 북적거렸다. 입국 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낸 나 대변인은 예상치못한 환대에 깜짝 놀란 표정으로 한동안 머뭇거렸다. 그러다 이내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IOC 위원들의 감정에 호소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나 대변인은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IOC 총회 일정이 남아 조금 늦게 들어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유치가 결정된 그날의 감동은 현재 진행형이다. 나 대변인은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몰랐는데 단상에 올라가니 입 안이 바짝 말랐다. 처음 1분 동안은 많이 떨렸다. 출발이 불안했지만 다른 분들이 잘 해줬다"며 당시를 되돌아봤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에는 비디오로 당시 화면을 세 번이나 다시 봤다고 한다. "볼 때마다 매순간이 슬로우 비디오로 흘러가는 것처럼 기억났다"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어 "(유치에 실패한) 독일 IOC 위원들도 만났는데 축하를 해줬다. 다른 IOC 위원들도 국민들의 반응을 궁금해했는데 이제 실감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 이야기에는 한없이 약한 어머니이자 아내로 돌아왔다. 가족들에 고마움을 전하며 한 마디를 채 떼기도 전에 울먹거렸다. 그는 "유치위 활동으로 2년 동안 가족에 소홀했다. 아들과 남편에게 미안하다. 아들이 지금은 어리지만 이제 7년 후에는 겨울올림픽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그때 엄마가 겨울올림픽을 유치하는데 한몫을 했다는 걸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은 항상 잘 이해해줬다. 부모님께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쏟아지는 관심이 한편으로는 부담스런 눈치였다. "나에 대한 기사를 조금 봤다"며 쑥스럽게 웃은 나 대변인은 "너무 갑작스런 관심이라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내 임무를 잘 소화했다기보다 함께 한 팀 멤버들이 너무 좋았다. 모두가 해낸 일인데 나에게만 관심이 쏠려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유치 결정을 앞두고 가진 프레젠테이션에서 네이티브 수준의 유창한 영어와 불어 실력으로 온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조직위원회 대변인을 맡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의가 들어온다면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했지만 "스포츠 외교와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다"는 희망도 나타냈다. 그러나 당장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빨리 집에 가서 다섯살된 아들을 껴안고 싶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인천공항=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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