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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여전히 별종 취급받는 재외동포

[LA중앙일보] 발행 2011/07/21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1/07/20 19:17

이종호/논설위원

인터넷.TV.통신 등의 발달로 국내 국외 구분 사라진 세상 한국서 대하는 인식 달라져야
우선 용어부터 정리하자. 동포는 같은 핏줄을 이어받은 같은 민족을 말한다. 한국에 살면 '국내동포' 외국에 살면 '재외동포'다. 이에 비해 교포는 동포보다 좁은 의미로 다른 나라에 아예 정착해 살고 있는 동포를 말한다. 재외동포와 같은 말이 되겠다.

그러나 요즘 한국에선 교포대신 동포라는 말을 주로 쓴다. 교포라는 말이 본국과 단절된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교포나 재외동포는 모두 한국에서 외국으로 나간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기에 이민자들이 스스로를 부르기엔 어색한 점이 있다. 그래서 나온 것이 '한인'이라는 용어다.

호칭이야 어떻든 현재 해외에 사는 한민족은 700만명에 이른다. 남북한 전체 인구의 거의 10%다. 이들을 대상으로 각종 사업을 펼치기 위해 만들어진 한국 정부기관이 있다. 바로 재외동포재단이다.

1997년에 출범했으니 올해로 만 14년이 되었다. 예산도 꾸준히 늘어 2010년엔 400억원이 넘었다. 하는 일도 수 없이 많다. 한상대회 한인회장 대회 개최 등이 대표적이다. 또 글로벌 한인네트워크 구축 청소년 모국 연수 동포문학상 한글학교 지원 등의 일도 한다. 해외 한인들의 입장에선 실로 고마운 기관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규모에 비해 하는 일이 많다보니 생색내기 사업만 펼친다는 비판도 받는다. 한상대회도 그 중의 하나다. 해외 한인 비즈니스 관계자들을 초청해 네트워크를 맺어주고 실제적인 비즈니스 교류로까지 이어지게 한다는 게 목적이다. 그러나 개최 10년이 되면서 매년 비슷한 주제 비슷한 사람들을 모으다 보니 처음 취지와는 달리 전시용 행사로 전락해 간다는 지적이 슬슬 나온다.

한인회장대회도 마찬가지다. 각국의 한인회장들을 초청해 교류 협력의 장을 마련해 주자는 것이 취지다. 이는 재외동포 참정권과 맞물려 한국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많다. 하지만 한인회하면 고개부터 내젓는 이들이 많다. 툭하면 싸우고 쪼개지고 하는데다 한인회장들의 이력과 행적 또한 정말 한인사회를 대표할 수 있는 가에 대해 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인회장들의 모임인 미주한인회총연합회 경우 최근 회장 선거를 둘러싼 추태로 한국에서까지 웃음거리가 됐다. 그런 사람들을 재외동포들의 대표라며 불러 모아 밥 먹고 사진 찍고 구경시켜주는 것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물론 재단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이해는 간다. 돈은 없고 할 일은 많고 눈치봐야 할 곳도 많다. 700만이나 되는 재외동포를 관장한다면서 연간 예산이 400억원 남짓이라는 것부터 너무 했다. 인구 5만~6만명의 작은 군(郡) 하나도 예산이 몇천억원은 된다. 그런데 전 세계 그 많은 동포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는 기관이 겨우 그 정도라니.

재외동포를 대하는 한국의 시각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외국에서 느끼기엔 여전히 무관심이거나 별종 취급이다. 그나마 최근 재외국민 선거 시행과 관련해 정치적 관심은 높아졌지만 역시 이용만 하려든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제 국내 해외 구분이 큰 의미가 없는 세상이 되었다. LA만 해도 '대한민국 나성구(區)'라는 말처럼 공간적 거리는 여전하지만 인식의 거리는 한국의 여느 지방 도시와 다를 바가 없다. 인터넷으로 위성TV로 그리고 잦은 방문을 통해 국내동포들과 같은 생각 같은 고민들을 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한국에선 여전히 추억모드에 젖어 20~30년전 교포 대하듯 대한다. 제대로 된 동포정책이 나올 수없는 까닭이다.

재외동포는 21세기 대한민국의 경쟁력이다. 민족적 자산이다. 이를 인정한다면 발상부터 전환해야 한다. 제대로 알고 품고 북돋우는 것이 재외동포 정책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엔 지금의 재외동포재단이라는 그릇은 너무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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