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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중국산 생선'의 원산지가 한국?

오수연/경제부 기자

한인들에게 누가 '어디에서 왔냐'고 묻는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망설임이 없을 것이다. '한국'이라는 자명한 답. 그것이 뿌리다.

출신은 사람에게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동물이나 식물 상품에 있어서도 필요하다. '아프리카산 코끼리' '한국산 인삼' '이태리산 명품백' 처럼 앞에 수식어가 붙는 이유일 것이다.

얼마전에는 한인마켓에서 진열된 생선들의 산지를 물어봤다. 그냥 무심히 보기에는 어디에서 왔는지 명확하지 않은 생선들이 많아서였다.

그 결과 한인마켓에서 유통되고 있는 냉동포장 수산물의 경우 일부 중국산 제품들은 포장지 앞면의 상품 이름에 한국의 특정 지역을 함께 표기해 소비자들이 한국산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 이후 한 소비자는 "기사에 나온 제품들 모두 즐겨 구매하던 제품"이라며 "정말 몰랐다. 당연히 앞면에 나온 표기만을 보고 샀는데 속은 기분"이라고 분개했다.

특히 기사가 나간 후 P.R.O.C가 '중국(People's Republic of China)'이라는 뜻을 몰랐는데 그 궁금증을 풀었다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그냥 아시아의 한 국가로 생각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는 허위 표기는 아니다. 그래서 단지 약자를 썼을 뿐인데 그게 무슨 잘못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반문하고 싶다. 신문에 'NRF'라는 약자만 덩그러니 썼다면 독자들의 기분은 어떨까. 물가나 소비에 관련된 기사가 나올 때마다 수도 없이 나온 약자지만 단독으로 가져다 놨을 때 이를 아는 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NRF는 'National Retailer Federation'으로 전국소매연합을 뜻한다. 신문에서는 항상 한글과 영어로 그 뜻을 함께 써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독자들 역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산지 표기의 정확성은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등과 함께 수산물 원산지 표기를 포함해 생활안전과 소비자보호 등 5개 분야의 71개 행정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원산지 표기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만 야채 음료 수산물 등 다양한 부분에서 원산지 허위표기 등으로 수많은 업체들이 적발됐고 또 소비자들이 오인할 수 있는 애매한 표기를 시정조치했다. 김치제조 유통업체는 올 상반기에만 600여곳이 배추 김치의 원산지를 속이거나 표시하지 않고 판매하다 적발됐다.

이러한 현실은 소비자들을 점점 불안하게 만든다. 그리고 식품에 대한 불신이 쌓여만 가게 한다.

이제는 정말 좋은 제품을 눈 앞에 가져다 놔도 의심 먼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소비자들은 그럴수록 더 똑똑해진다. 더 까다롭게 고를 것이다. 더이상 잔머리로 눈속임을 했다가는 소비자들로부터 영영 외면을 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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