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자의 눈] 스타벅스 되살린 슐츠의 리더십

최상태/편집국 차장

'전진 앞으로(Onward)!' 스타벅스가 침체를 벗어나 다시 전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커피 업체인 스타벅스가 이번 주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월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분기 순이익이 2억791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가 늘어났다.

맥도널드 등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공격적으로 밀어붙인 저가 커피 공세와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한 지난 수년간의 침체를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CEO로 복귀한 지 3년만의 성과다.

그는 성장이 멈추고 매출이 급락하고 있는 한인 기업가들이 참고하기 좋은 모델이다.

스타벅스는 미국에 유럽식 커피문화를 정착시키는 한편 '사람 중심의 문화를 창조한 기업'으로 크게 성공했지만 2000년대 후반 들어 경고등이 들어왔다. 매장 수가 6000개를 넘기며 외형 성장에 주력한 결과 고급 커피를 지향했던 품질과 서비스 정신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2007년에는 방문고객 증가율이 사상 최저치로 기울고 주가도 42%나 하락하는 등 총체적 위기에 휩싸였다. 2000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하워드 슐츠는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고자 2008년 1월 8년 만에 CEO로 전격 복귀했다. 그리고 스타벅스를 송두리째 바꿔놓은 초유의 혁신 프로젝트를 감행하기 시작한다.

2008년 2월 26일 미국 전역의 스타벅스가 문을 닫았다. 닫힌 매장 안에서는 모든 바리스타들이 에스프레소 제조와 고객 서비스에 대한 교육을 다시 받았다.

이날 하루 600만 달러의 매출을 포기하고 경영진과 이사회 주주들의 반대를 무릅쓰며 감행한 이 사건은 스타벅스 개혁을 상징하는 '신호탄'이 됐다.

고객의 다양한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다. 그 결과 음료 시장에만 집중하지 않고 소비자 취향에 맞춘 다양한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아시아 볶음국수나 양배추 치킨 랩 도시락 '비스트로박스' 같은 식사 대용 메뉴와 디저트 케이크 '케이크 팝'이 출시돼 큰 인기를 얻었다.

개혁과정에서 하워드 슐츠는 경청 리더십을 보여줬다. 독불장군식 해결법이 아닌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독특한 감성 리더십이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어려움도 많았다. 직영점 600여개를 폐쇄하고 직원 1만2000여명을 감축하는 등 고통도 감내해야 했다. 자신을 믿고 스타벅스라는 배에 함께 올라탄 인재들을 내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직원과 주주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회사의 경영상태를 수시로 알렸다. 어려운 재정상태에도 불구하고 컨퍼런스를 개최하면서 핵심가치를 확인하고 조직의 사기를 북돋았다. 이메일 마지막 문장에는 항상 '전진 앞으로'라는 말을 넣어 굳은 의지를 나타냈다.

최근 한인 사회에서도 비즈니스의 규모에 상관없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영주들이 많다. 그런 사람일수록 화려한 시절에 연연하지 않고 고통에 정면으로 맞서며 변화를 시도한 슐츠의 용기를 새겨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지금도 활로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많은 한인 비즈니스 업주들에게 슐츠의 아마도 이런 격려를 보낼 것이다.

'뒤를 돌아보지 말고 전진 앞으로.'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