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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동포를 향한 한국의 '러브콜'

이종호/논설위원

지난 월요일 아들을 혼자 한국에 보냈다. 올 가을 8학년이 되는 아이지만 부모 눈에는 여전히 어리게만 보인다. 그래서일까. 공항 검색대 안으로 쭈볏쭈볏 걸어 들어가는 아들을 향해 씩씩하게 손을 흔들어 주고는 나왔지만 '혼자서 제대로 잘 하려나' 싶어 마음이 묵직했다.

아이는 국제교육원이 한국의 G-20 정상회의 성공개최를 기념해 마련한 여름 캠프 참석차 갔다. 전 세계 중고등학생 동포자녀 500명을 초청해 500달러만 부담하면 2주일간 한국의 문화와 산업 역사유적 한류 현장 등을 두루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 총영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선발 공고를 보고 신청서를 준비시키면서 일부러라도 가 봐야 할 곳들이다 싶어 꼭 보냈으면 했는데 다행히 뽑히게 된 것이다.

사실 요즘은 잘만 찾아 보면 이런 식으로 항공료나 체재비의 상당 부분을 지원받으면서 한국에 다녀올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꽤 있다. 재외동포재단은 한국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공부하기를 원하는 재외동포 학생들을 매년 100명 가까이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한다. 해외 청소년 모국연수도 해마다 실시하고 있고 한국학교 교사나 차세대 리더 젊은 경제인들을 위한 초청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과학기술부의 대학생 영어봉사 장학생도 인기가 높다. TaLK(Teach and Learn in Korea)라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동포 대학생들에게 일정 보수까지 줘가며 한국 농어촌 벽지 초등학교 영어강사로 활용하는 것이다.



일반인 대상의 초청 프로그램도 있다. 국민생활체육회가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진흥공단의 후원을 받아 10월말 개최하는 세계한민족축전도 그 중의 하나다. 항공료와 약간의 수수료만 부담하면 일주일간 먹여 주고 재워 주며 온갖 구경을 다 시켜주는데 올해는 40개국에서 400명의 동포들을 이미 선발했다.

그밖에 여러 지자체별로 또 종교기관이나 민간단체별로 실시하는 해외한인들을 위한 방문 프로그램도 드물지 않고 아예 외국인들만을 위한 한국 소개 프로그램도 곧잘 있다.

이렇게 다양해진 한국 방문 기회를 보면서 뉴욕에 살던 때가 생각이 났다. 뉴욕은 유대인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그런지 동네마다 거의 '주이시 센터'가 하나씩은 있다. 그곳에선 YMCA처럼 각종 강좌가 열리고 저렴한 비용으로 다닐 수 있는 수영장과 운동시설도 있어 한인들도 많이 이용한다.

나도 가끔 운동을 하러 다녔는데 그곳 게시판에는 항상 이스라엘 방문자 모집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내용인즉 무료로 아니면 최소한의 비용만 부담하면 이스라엘 구경을 시켜준다는 것이었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조건만 되면 외국인도 신청할 수가 있어 솔깃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유대인들의 모국방문 행사가 유난히 부러웠던 것은 그 무렵 한인사회에 유행했던 청소년 모국방문 이벤트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당시만 해도 모국방문 행사의 생색은 영사관이나 문화원 등 정부기관들이 다 내면서 비용은 참가자들에게 부담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게 불과 7~8년 전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사정이 변한 것이다.

요즘 한국이 달라졌다는 것은 어디서든 쉽게 확인이 된다. 그러나 당장 눈에 띄게 돌아오는 것도 없어 보이는 해외 동포들에게까지 이렇게 조국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한국이 발전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아닐까 싶다.

2주일 뒤면 아이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우리 아이 뿐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는 청소년들 모두가 달라진 고국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한껏 가슴에 담아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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