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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원으로 간 나이트클럽 가수

토니상 4개 부문 후보…'디스코 성당' 세트 일품

브로드웨이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뮤지컬의 전당’ 브로드웨이라는 높은 벽을 뚫고 입성하려면, 어느 정도 흥행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수많은 뮤지컬들이 작은 무대에서 시행착오를 거친 후 브로드웨이에 데뷔했다. 올 시즌 개막한 ‘시스터 액트(Sister Act)’도 예외는 아니었다.

뮤지컬 ‘시스터 액트’는 우피 골드버그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도망자 수녀’의 좌충우돌기를 그린 이 영화는 1992년 개봉되어 2억3000만달러의 흥행 수입을 거두고, 2편까지 제작됐다. 영화음악의 작곡가는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음악을 맡은 마크 샤이만. 브로드웨이 버전의 작곡은 ‘인어공주’‘알라딘’‘미녀와 야수’‘포카 혼타스’의 알란 멘킨과 작사는 글렌 슬레이터가 맡았다. 영화에 삽입됐던 신나는 곡 “I’ll Follow Him”은 브로드웨이 버전엔 빠졌다.

2006년 10월 피터 슈나이더의 연출로 캘리포니아의 파사데나 플레이하우스에서 초연됐다. 2개월 공연에 1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거두며 이 극장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시스터 액트‘는 이듬해 1월 애틀랜타의 앨리언스 시어터에서 공연됐다. 그리고 2년 이상의 휴지기를 거친 후 우피 골드버그가 제작비를 대고, 2009년 6월 웨스트엔드에 먼저 입성, 런던 팰라디움에서 공연됐다. 골드버그는 당시 잠깐 수녀원장 역을 맡기도 했다.



24세의 배우 파티나 밀러가 주연하고, 수녀원장에 셔일라 핸콕이 등장하는 웨스트엔드 버전은 영국의 토니상인 로렌스올리비에상 4개 부문 후보에 오른다.

그리고, 브로드웨이로 오는데는 다시 2년이 걸렸다. ‘아가씨와 건달들’‘푸른 잎의 집’ 등으로 4회 토니상 감독상을 수상한 브로드웨이 베테랑 제리 작스가 연출을 맡았다. 올 4월 20일 브로드웨이시어터에서 파티나 밀러 주연으로 공식 오픈, 올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 여우주연(파티나 밀러), 여우조연(빅토리아 클락), 작곡상, 대본상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북 오브 몰몬’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무대는 영화의 배경이었던 샌프란시스코에서, 디스코 열풍이 한창이던 1978년의 필라델피아로 각색됐다.

갱두목인 애인 커티스(킹슬리 레그스 분)가 소유한 디스코 클럽의 가수 들로리스 반 카르티에(파티나 밀러 분)의 꿈은 스타가 되는 것. 커티스를 통해 스타가 될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들로리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커티스를 떠나기로 결심한 순간 그의 부하들이 총격 살해 장면을 목격한다. 들로리스는 경찰서로 달려갔다가 그녀를 짝사랑했던 별명 ‘땀범벅 에디(Sweaty Eddie)’를 만난다. 에디는 목격자 들로리스를 보호하기위해 수녀원에 은신하라고 권유한다. 나이트클럽 가수가 숭고한 수녀원에 숨어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소동이 이어진다. 고상한 수녀들이 번쩍이는 드레스를 입고 디스코를 추면서 합창한다. 흑백으로 대변되는 유니폼 속에서 억압되어온 수녀들이 제각각 자신의 목소리를 찾으면서 수녀원은 컬러풀한 디스코 교회가 된다. 수녀원의 ‘성(聖)’과 나이트클럽의 ‘속(俗)’은 동전의 양면같아 보인다.

“Sunday Morning Fever”“Take Me to Heaven” 등 가스펠과 소울, 디스코를 믹스한 노래들이 흐르는 ‘시스터 액트’는 스타가 없는 뮤지컬이다. 하지만, 전통과 현대, 종교와 세속, 파티나 밀러의 믿음직한 연기, 스펙터클한 디스코 성당 세트(클라라 지글로바 디자인), 그리고 탄탄한 조역들의 열연으로 롱런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오는 9월 비엔나, 이탈리아 무대에 올려지며, 연말엔 영국과 아일랜드 투어도 예정돼있다. $51.50∼$126.50, 브로드웨이시어터(1681 Broadway@53rd St. 212- 239-6200) www.sisteractbroadway.com.

박숙희 문화전문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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