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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대선 레이스와 '바보들의 행진'

김완신/논설고문

"오바마는 단임 대통령으로 끝나야 한다."(미셀 바크먼) "형편없는 리더십을 4년 더 견딜 수 없다."(릭 페니) "오바마가 미국 경제를 망쳤다."(미트 롬니)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유력 후보들이 일제히 오바마를 향한 포문을 열었다. 대통령 선거를 1년 넘게 앞둔 시점에서 볼 때 이례적으로 비난 수위가 높다. 최근의 경제위기 책임을 대통령에게 몰아 붙이는 분위기다.

속단은 이르지만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에 맞설 공화당 대항마로 미셸 바크먼 미네소타주 연방하원의원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릭 페니 텍사스 주지사가 거론되고 있다.

바크먼 후보는 지난 주말 아이오아주 에임스에서 열린 공화당 비공식 예비투표 '스트로폴'에서 1위를 차지해 '다크호스'에서 일약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티파티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바크먼은 건강보험개혁 국가 부채한도 증액 등에서 오바마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지명도를 높여왔다. 중앙 정치 경력이 일천하다는 단점에도 보수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여전사'의 위치를 다져가고 있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베인 캐피털을 창업해 성공으로 이끌면서 화려한 정치경력에 유능한 경제인의 이미지를 더했다. 정치적 중량감과 경제활성화 능력을 겸비해 지난 2008년 대선에 이어 공화당 유력후보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다만 그가 타파티의 지지를 받기는 하지만 뚜렷한 보수성향을 견지하지 못해 공화표 결집에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경제문제가 대선 이슈로 등장하면서 새롭게 부각된 인물이 릭 페니 텍사스 주지사다. 장기간의 미국경기 침체에도 텍사스주는 고도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미국 전체 신규 일자리의 3분의 1이 텍사스주에서 창출됐다. 예산삭감과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그의 정책이 실효를 거둔 것이다.

그러나 페리의 능력이 전국 무대에서도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라이스대학의 경제학과 브라이언 브라운 교수는 "페니의 경제정책 성공은 오일과 개스 산업의 호황 덕분"이라며 "미국 전체의 경제를 살리기에는 부족하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재 공화당 유력주자 세 사람이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공화.보수 결집력과 경제회복 능력이다. 이중 경제회복 능력은 공화 민주와 상관없이 전 국민의 관심사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여부도 남은 임기동안 경제를 어느 정도 끌어올리는가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주 LA타임스와 갤럽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39%로 나타났다. 취임 후 최저치다. 공화당의 기세를 저지하기 위해 주요 전략지인 미네소타.아이오와.일이노이주를 방문하고 있지만 스트로폴에 쏠린 관심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보수성향의 폭스뉴스는 오바마가 '자신의 직업'을 지키기 위해 버스 투어에 나섰다고 폄하하기도 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이후 경기침체와 고실업률의 상황에서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거의 없다. 정치 전문가들은 역사상 대선에서 이번처럼 고실업률과 재정적자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됐던 적은 없었다고 말한다.

1992년 대선에서 아칸소 출신의 무명 정치인 빌 클린턴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구호로 아버지 부시의 재임을 좌절시켰다. 그는 재임기간 중 대규모로 일자리를 창출했고 50년만의 재정흑자를 기록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클린턴의 구호는 유효하다. 이제 막이 오른 대선 레이스가 바보들의 행진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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