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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원의 추억의 프로야구] '깡다구' 부족으로 밀려난 김한근

이번 메릴랜드 애버딘에서 열리고 있는 칼 립켄 월드시리즈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수비를 보며 느낀 점인데 아이들이 수비를 하면서 공을 무서워 하는 것을 지켜 보면서 저런 마음 자세로 어떻게 상대 팀을 꺾을 것인지 안타깝다 못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 선수가 도루를 시도해서 포수가 도루를 잡으려고 2루에 송구를 했는데 유격수가 땅볼로 바운드 되는 공을 주자가 슬라이딩을 해서 들어 오니까 겁이 나서 눈을 감고 공을 잡으려다 보니 공을 놓치면서 주자를 살려주는 일이 벌어졌다. 이런 정신력과 담력으로 무슨 야구를 하는가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칭 스태프의 말을 들어보니 “요즈음 아이들이 귀하게만 자라서 담력(膽力)이나 정신력이 많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고 말한다. 속된 말로 “깡다구”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우리가 그 시절 야구를 배울 때를 돌이켜 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수비 훈련을 할 때는 공을 잡던 못 잡던 무조건 ‘대시(Dash)’를 해야 했었다. 그러지 않으면 감독이나 코치한테 일명 사랑의 매인 ‘빠따’를 맞아야 했다.한 대 맞고 나면 정신이 번쩍 나서 타구가 무서워도 전진을 해서 수비를 하게 된다.이렇게 원시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훈련을 시킨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우선 타구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처방이고 두 번 째는 볼을 앞으로 전진해서 잡는 것이 더 안전하게 수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부상을 줄이고 공을 놓쳤을 경우가 생겨도 신속히 다음 플레이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재능은 많은데 담력이 약한 선수일 경우 감독은 그 선수의 담력을 키우기 위해 아주 가까운 거리(25피트 정도)에서 포수 장비를 모두 갖추게 한 다음 세게 노크(Fungo)를 쳐서 공을 받게 한다. 20분 정도 훈련을 하고 나면 아무리 장사라도 기진맥진하게 마련인데 정말로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공포감이 얼만큼 큰지를 모른다.

주로 김동엽 감독과 김재박 감독이 즐겨 쓰던 훈련 방식이다.이런 혹독한 훈련을 마치고 나면 담력이 커져서 수비에서나 타석에서 더 자신 있는 플레이를 하게 된다. 다시 말해 극약 처방인 셈이다. 한 때 국가대표 3루수로 삼성 라이온즈의 간판 타자로 활약하던 김한근 선수가 있었다. 그러던 그에게 수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시합 도중 강한 타구에 맞아 크게 부상을 당한 뒤 후유증으로 오랜 동안 경기에 임하지를 못했다. 그때부터 생긴 버릇이 공을 잡을 때 전진을 하지를 못하는 것이었다. 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3루수를 핫 코너라고 부를 정도로 타구 중에 3루 방면 타구가 가장 세다.

한 번 호되게 타구를 맞은 후부터 수비에 자신을 잃어 버린 것이다. 자연히 주전의 자리를 후배에게 빼앗기고 신생 팀 빙그레 이글스로 이적되는 아픔을 겪게 되고 만다.빙그레에서도 지명타자로 뛰다가 얼마 후 옷을 벗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대구상고시절 3번 타자 장효조와 4번 타자로 맹활약하면서 대구상고 전성기를 열었던 그였지만 나이와 수비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진하는 수비를 못한다는 이유로 현역에서 물러나야 했었다.

야구에서 이처럼 중요한 것이 ‘전진(Dash)’이다. 어린 선수들도 선배들의 이러한 정신을 물려 받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태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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