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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10년쯤 더 젊게 사는 법

이종호/논설위원

중년이 넘어가면 누구나 4개의 공을 가진다. 3개의 유리공 1개의 고무공이 그것이다. 유리공 3개는 우정 건강 신용이다. 이는 떨어뜨리는 순간 깨지고 만다. 회복 불가능이다. 1개의 고무공은 비즈니스다.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다. 튀어 오르는 방향을 잘 살펴 다시 붙잡으면 된다.

100세 시대라고들 한다. '아름답게' 나이 드는 것이 모두의 관심사가 됐다. 나이보다 10년쯤 젊어 보이는 것도 50 60이 넘어 가면 누구나의 꿈일 것이다. 이와 관련 도움될 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주철환 강연'에서다. 그는 80~90년대 '퀴즈 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을 연출했던 스타 PD였다. 2000년부터는 이화여대 교수로 또 2007년부터 경인방송 사장으로도 일했다. 그리고 지금은 12월 개국을 앞둔 jTBC 편성본부장으로 다시 방송 일선에 복귀했다.

그는 57세다. 남들은 이미 직장에서 물러났거나 은퇴를 고려할 나이에 다시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것 55세에 음반을 내고 가수의 꿈을 이루었다는 것 청춘의 열정과 프로다운 재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이미 많은 사람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가까이서 본 그는 정말 10년은 젊어보였다. '막강 동안(童顔)'을 유지하는 노하우가 있을 법했다. '극락'으로 살기 그의 강연에서 내가 찾아낸 비법은 바로 이것이었다. 좀 더 설명하자면 이렇다.

극락을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긍낙'이다. 긍은 긍적적 낙은 낙관적이란 말이다.

매사에 "그럴 수 있지"라고 말해 보라. 무슨 일이든 긍정적으로 여기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 얼굴 찡그릴 일이 없다. 싸울 일 없고 속상할 일도 없다. 늙을 일이 없다.

또 하나. 늘 "얼마나 좋아"라고 말해 보라. 작은 것에도 감동하고 감사의 말을 하라. "어떻게 그럴 수가?" 이런 말을 입에 담는 순간 얼굴은 찌푸려지고 주름살은 늘어 간다. "괴로워 죽겠어." 이런 마음을 품는 순간 마음이 병들고 육신도 병이 든다.

어느 책에선가 그는 나잇값에 대해 썼다. 그가 말하는 나잇값이란 무게를 잡는 것이 아니라 가벼워지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을 가르치려 드는 게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이다. 그것이 주철환식 나잇값이고 소통의 비결이며 젊게 사는 비법이었다.

그는 그렇게 17년을 MBC에서 일했다. 골수 방송인인 그가 방송 얘기를 빼 놓았을 리 없다. 그가 말하는 '좋은 방송'은 분명했다. 새롭고 재미있고 유익할 것.

비단 방송만일까. 작은 가게를 하나 해도 큰 기업을 운영해도 얼마나 '새롭고 재미있고 유익한가'가 성패를 좌우한다. 물론 판단은 고객이 한다.

그의 말에 공감하며 나를 향해 질문을 돌려 보았다. '너는 날마다 새로운가. 재미있는 사람인가 그리고 얼마나 남에게 유익한 사람인가.'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거꾸로인 것들만 주르르 떠올랐다. '늘 똑 같아. 옷차림 머리모양 사고방식 습관 태도. 어느 것 하나 어제와 다른 것이 없잖아.' '밋밋하고 고리타분해. 필요 없이 진지하고 제대로 놀 줄도 모르잖아. 그리고 또 얼마나 이기적인지.'

이러니 답이 나올 리 없다. 이제라도 나를 다시 세팅해야 할 것 같다. 새롭게 재미있게 유익하게.

90분 동안 쏟아놓은 주철환의 조언은 좋은 말이 너무 많아 다 옮길수가 없다. '그럴 수 있지.' 그래도 이렇게 한 구절이라도 마음에 담아 독자와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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