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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안철수와 '정치 바이러스'

김석하 특집부장

깨끗한 이미지 어필한
그가 정치권 입문하면
'진흙'을 어떻게 다룰까


사진기자의 플래시는 강력하다. 불빛이 터지는 순간 눈 앞이 캄캄해진다. 지난 2007년 2월 LA를 방문한 박근혜 전 대표는 "요즘 눈이 너무 아프다"며 고통스러워 했다. 수개월 동안 무수한 카메라 세례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요즘 한국서 눈이 멀 정도로 플래시를 받는 사람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서울시장 출마 여부로 초미의 관심을 받고 있는 그가 움직일 때마다 수 십대의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인다.



'인간 안철수'는 매력적이다. 의사(최연소 의대교수)면서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으로 IT 벤처신화를 일구기도 했다.

최근에는 TV프로그램과 다양한 행사에 출연해 한국 사회 각 분야의 정의구현을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높낮이가 별로 없는 말투와 순박한 웃음 가끔은 홍조를 띠며 어찌할 줄 모르는 모습이 '착한 남자'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지지자들은 "정의롭고 착한 수퍼엘리트가 정치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을 믿어보자"며 출마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이미 여론조사 결과는 '안철수 독주'를 가리키고 있다.

이렇듯 분위기가 떼놓은 당상이라면 출마 지지론이 압도적일 텐데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괜히 '착한 사람' 망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서울시장에 나오려는 이유를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오세훈 시장 사퇴 이후 한나라당이 다시 서울시장에 당선될 수 있다는 여론의 흐름을 보고 주변에서 걱정들을 많이 해 나라도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집권세력이 정치적 확장성을 갖는 것에 반대한다"고 반한나라당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선거에 출마하고 정치적 행보를 가속화하면 뒤따라오는 것이 검증이다.

행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초보라는 지적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의 구태보다는 오히려 정치적 신인의 새로움을 원하고 있다. 의도했든 안 했든 안철수는 그러한 표심을 자신의 선명한 노선으로 택하고 있다.

검증 단계에서 안철수를 괴롭힐 수 있는 것은 그가 '잘했던 과거'일 가능성이 크다.

벤처기업인 컴퓨터 보안업체 안철수 연구소의 '업적'에 대한 시비다. 기업가로서 투자자에게 돈을 많이 벌게 했나 고용 창출을 늘렸나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나 국제 경쟁력은 갖췄나 대기업은 '까면서' 왜 대형포털사에는 비판을 하지 않느냐 등등.

다소 약점인 이 부분을 향후 서울시 행정과 연계시켰을 경우 안철수가 시시콜콜 이야기를 길게 끌고 가면 흔들릴 수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대세에 지장 없는' 일인데 수퍼엘리트 입장에서는 꼭 밝혀야만 하는 큰 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공격)과 답변(방어)이 이어지다가 자칫 평상심을 잃는 순간 정치인이 아닌 '자존심 센 범생이(공부 잘하는 모범생)'로 전락할 수 있다.

흔히 정치판을 진흙탕이라고 한다. 그 곳은 온갖 '바이러스'가 존재한다. 속임수와 거짓말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조작대상으로 간주하는 냉혹함이 난무하는 세계가 정치다.

정치를 잘하고 못하는 문제는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주물럭거리느냐다. 당연히 제 손에 묻을 수밖에 없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해 온 안철수가 현실 정치판에서 바이러스를 어떻게 다룰지 궁금하다. 출마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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