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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부모들 치맛바람…멍 들어가는 공립초등교

한인 부모들의 잘못된 치맛바람 등쌀에 일부 공립초등학교가 멍들고 있다.

한인 밀집 거주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부모들에게 서한을 발송했다. 서한에 담긴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자녀 문제 상담시 담임 교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교장 면담을 신청하는 것과 자신의 아이만 잘 돌봐달라는 요구에 대한 자제였다. 이는 한인 부모들의 일그러진 치맛바람이 초래한 결과다.

담임.교장 거치지 않고 바로 교육구에 불만 접수

20년째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초등학생 학부모 레이첼 박씨는 "미국 학교의 의사 결정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담임 교사에게 먼저 상담해야 한다"면서 "그런데도 일부 한인 부모들은 그런 과정을 무시한 채 바로 교장 선생님을 만나려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1.5세 한인 학부모 역시 "공립학교를 마치 사립학교인양 자신의 자녀에게만 신경을 써 달라고 무리한 부탁을 하는 부모 때문에 당황하는 교사의 모습을 종종 목격했다"고 말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영어 구사를 잘하는 소수의 한인 부모들은 교장도 거치지 않고 바로 교육구에 불만을 접수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어려움을 전했다.

교육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 교육 시스템에는 '프로토콜'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담임교사->학교 교장->해당 교육구 순으로 의사 결정이 이루어진다. 즉 한국식으로 윗사람에게 불만을 신고하더라도 내용만 접수하고 이를 다시 담당자에게 돌려보낸다. 따라서 담임과 먼저 상담하고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교장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교육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지상사.주재원 등 부모 한국식 '고가 선물' 세례

또 다른 형태의 잘못된 치맛바람은 지상사 주재원 유학생 등 한국인 부모들이 많은 지역의 일부 초등학교 벌어지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중 몇몇은 한국식으로 담임 교사에게 고가의 선물을 제공하고 이에 물든 일부 교사들은 은근히 명품 가방이나 지갑 등을 바라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

4학년 자녀를 둔 A씨는 "선생님 노고에 감사하는 의미로 20달러 정도의 기프트 카드를 드리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한국에서 온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고가의 선물을 척척 주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며 "그들은 미국에서 단기간 체류하다 돌아가면 그만이지만 남아 있는 한인 학부모들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육 전문가는 "학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되는 학부모들의 경우 영어 구사가 힘들어 교사와의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단점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고가 선물 증정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 교육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것"이라고 풀이했다.

익숙해진 일부 교사들 명품 가방 등 은근 기대

코행가 초등학교의 변지애 교장은 "교사는 교육구 방침에 따라 25달러 이상의 선물은 받지 못하도록 돼 있다"며 "(교사들은) 고가의 선물을 받더라도 한 아이만 특별히 돌봐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녀를 믿고 자녀가 문제를 혼자 처리할 수 있도록 곁에서 지원해 주는 것이 자녀의 독립심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지름길"이라며 "특히 각종 학교 행사와 기부금 모금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학교 전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바람직한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자녀와 전체 학생들의 교육 향상에 더욱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진성철 기자 sji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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