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뉴스속 뉴스] 서울시장 보선 또 다른 감상법

김석하/특집부장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과 박원순 민주당 후보가 맞붙게 됐다. 대한민국 거대 도시의 수장을 뽑는 의미를 떠나 둘의 싸움은 매우 흥미롭다. '예쁜 아줌마'와 '후줄근한 아저씨'의 맞대결이라서 그렇다(박 후보에게 죄송하지만 잘 차려입은 정치꾼이 아닌 인상의 의미로 생각해 달라).

선거 과정과 결과는 여론조사의 각종 통계와 딱딱한 글로 나오겠지만 보통 사람들의 술자리 뒷담화에서는 이미 남녀 대결 특히 외모 논쟁이 감정적으로 뜨겁다. 선거가 끝나면 '성'과 '외모'를 함수로 잡고 분석한 기사가 나올 만하다. 이런 대화는 술자리 안주같아 보이지만 그 소재와 속내는 사실 매우 정치적이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젠더 문제가 정치적 사안이라는 것은 대부분이 인식한다. 성별에 따른 인간다운 삶의 추구와 둘 간의 이해 조정은 대부분의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치 제도권 하에 놓인 지 오래다. 그 과정에서 정치는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의 지위를 끌어올렸다. 여전히 남성은 정치.사회 분야에서 유리한 관념적 지원을 받지만 적어도 법률 하에서 양자 간의 차별은 없다.

외모 문제는 다르다. 외모는 개인적인 일일 뿐이라고 여기지만 사실은 매우 정치적이다.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더라도 외모를 보는 순간 대응 태도를 정하고 정치적으로 행동한다.



또한 외모는 모든 이념 중 최상위를 차지한다. 과거 '북한 미녀 응원단'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북한이 아니라 미녀에 초점이 맞춰졌다. 외모주의는 남자나 여자나 보수든 진보든 좌파건 우파건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외모는 계급적 판단과도 연계된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을 겉모양만 판단해 함부로 계급적 판단을 내리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경제학자 대니얼 해머메시는 못생겼다는 것은 인종이나 장애와 다를 바 없으며 못생긴 사람들은 법적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논리적으로 장애인이나 아프리카계 미국인 인종적.종교적 소수자를 보호하는 것만큼 못생긴 사람들을 보호해야 할 근거가 있다"며 "못생긴 사람들에 대한 우대조치(법안)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선거라는 것이 후보 개인의 자질과 더불어 조직이라는 주요 변수가 있지만 어쨌든 일반인에게 나경원 후보는 그의 활동보다는 '외모'에서 박원순 후보는 외모보다는 '남성'이라는 점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두 후보의 공통된 키워드는 '아름답다'이다. 잘 알려진 대로 나 후보는 아름다운 의원 순위 1%에 포함된다. 박 후보는 나눔 문화를 전개한 '아름다운 가게' 운동의 개척자다.

이번 선거는 'feeling good OR doing good'에서 갈릴 것 같다. 원래는 기분 좋고 일 잘하는 후보가 당선돼야 하는 게 맞지만 그간 정치권에서 하도 'feeling bad AND doing bad'가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이제 유권자는 어느 한 쪽의 'good'이라도 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와 마찬가지로 내년 대통령 선거 전후에도 비슷한 담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만에 하나 '박근혜 vs 안철수' 구도가 되면 판박이다. 서울시장 선거가 재미있고 의미있는 이유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