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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라운지] 단풍

"한국의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설악산은 정상에서부터 오색으로 물들기 시작해 10월 18일께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살갗을 파고 드는 싸한 바람 초록을 잃은 가녀린 나뭇잎 하나가 문득 가을을 일깨운다. 이 무렵이면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만났던 시들이 떠오른다.

압권은 단 몇 줄로 단풍의 감동을 노래한 김영랑이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 보며 / 오매 단풍 들것네.'

당나라 시인 두목(杜牧)의 칠언절구도 빼놓을 수 없다. '원상한상석경사(遠上寒山石徑斜)하니 백운생처유인가(白雲生處有人家)라 정거좌애풍림만(停車坐愛楓林晩)하니 상엽홍어이월화(霜葉紅於二月花)라.' 풀어보면 이렇다. '돌 비탈길 돌고 돌아 멀리 한산 오르는데 흰 구름 이는 곳에 인가 몇 채 드문드문. 가던 수레 멈추고 늦은 단풍 즐기노니 서리 낀 단풍 몇 잎 봄꽃보다 더 붉구나.'



그러나 눈부신 색의 향연 만산홍엽의 장관이 어찌 시인 문객들만의 것이랴. 장삼이사 필부필부에게도 눈으로 가슴으로 만났던 저 마다의 단풍은 평생 지워지지 않을 추억으로 새겨져 있을 터.

그렇다면 미국의 단풍은 어떨까. 캘리포니아도 훌륭하다지만 미국 단풍하면 아무래도 동부 연안이지 싶다. 뉴욕 뉴저지 워싱턴DC 에 살아본 사람들은 안다.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황홀하고 현란한 단풍 숲의 장엄함을.

내장산 설악산 오대산 지리산 치악산 등 한국 명산들의 단풍이 어느 해보다 곱게 물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봄꽃은 하루 30km 속도로 북상하고 가을 단풍은 20km 빠르기로 남하한다는데. 고국을 그리는 이민자의 향수는 과연 얼마나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을지.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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