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된장아빠의 버터아들 키우기] 극성 부모가 되고 싶다

김정수/ 에듀워싱턴 디렉터

아들의 학교로부터 온 서류들을 항상 모두 읽고, 서명을 할 것들은 직접 해서 보내는 나를 보면서,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묻는 분들이 있었다. 그런 일들은 모두 엄마의 몫인데, 아빠가 하는 것도 드문데다가, 아주 꼼꼼하게 읽고 내용을 확인하는 것도 보통의 부모들과 다르다고 했다. 자녀를 교육하는데 할 수 있으면 같이 하는 것이지, 엄마만 하라는 법이 어디 있는가? 나는 늘 반문했다.

간혹은 나를 두고 극성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한번도 아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은 나를 극성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내가 물으면, 학원에 자녀를보내는지 여부로 극성인지 아닌지를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평균 수준 이상으로 자녀에게 관심을 쏟으면 그것이 극성이라고 했다.

그럼 평균 수준의 관심이란 무엇인지, 또 관심을 쏟는 것만으로도 과연 극성이라고 할 수 있는지 나는 쓸데없이 궁금했다.
'극성맞다'는 말은 지나치게 적극적인 것을 말하는데, 자녀 교육에서 소위 '극성'이란 과연 어떤 수준을 일컫는 것일까. 자녀가 언어를 빨리 익히도록 자녀와 대화를 많이 하면 극성일까? 자녀의 공부를 돕고자 부모가 직접 자녀의 공부를 지도하면? 자녀가 보다 좋은 학교에 진학하도록 거주지역을 옮기면? 이사를 세 번 한 맹자의 어머니는 극성 어머니였을까? 자녀가 공부하는 동안 함께 깨어 밤을 지새우는 부모는?

'극성'이라는 말은 지극히 상대적이고,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나는 세미나에 가면, 자주 ' 이세상에는 똑똑한 자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부지런한 부모가 있을 뿐이다'라는 말을 인용한다. 타고난 우수한 자녀보다는 부모의 관심과 지도에 따라 자녀가 성취를 더하고, 더 좋은 결과를 얻는경우가 많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소위 '극성맞은 부모'에 관한 이야기도 얼마나 부모가 부지런하게 자녀의 교육을 위해 정보를 얻으며, 자녀를 더 성취하게 하기 위해 주어진 환경 속에서 애쓰는가를 두고 서로 하는 이야기로 본다.

사교육을 하기보다는 부모가 직접 자녀를 지도하는 것이 좋다고 여겨서 자녀와 함께 책을 펴고 문제를 푸는 부모를 보면서 아무도 극성맞다고 생각할 수 없을 것 같지만, 그 부모가 매일 세 시간을 그렇게 하면서, 자녀가 한 문제라도 틀릴 때면 가만히 넘어가지 않고 질책을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녀가 좋아하는 운동을 하도록 하면서 훈련과 경기가 있는 날에 자녀를 태워다 주는 일은 그다지 두드러진 일이 아니지만, 유명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개인 코치를 찾아내어 별도의 연습을 시키면, 보통은 넘어선다고 할 사람들이 많다. 독서하는 자녀를 만들고자 늘 책을 읽히는 부모는 특별한 화제가 안되지만, 매월 반드시 다섯권의 책을 읽고 요약하게 하는 부모는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하는 부모들을 '극성'맞은 부모라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부모들이 주어진 환경에서 저마다 능력과 여건에 따라 자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을 두고, 그것이 지나친지 아닌지를 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나치다'는 말이 주관적으로 쓰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이 없던 시절과 비교하면서 오늘날 부모들이 모두 극성이라고 하면 누가 찬성할 것인가? 어쩌면 우리는 남들처럼 그렇게 못하는 자신을 보면서 그들을 극성맞은 부모들로 일컫는 것은 아닐까? 자녀가 그것을 감당하여 잘 따라오고, 부모의 여건도 그것들을 잘 감당할 수 있다면, 지금 우리가 극성맞다고 여기는 것도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우리는 극성맞게 자녀를 이끌고 싶지만, 잘 모르기 때문에, 여건이 되지를 않아서 그렇게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서는 극성 부모가 되고 싶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