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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의사가 지켜야 할 불문율

모니카 류/암 방사선과 전문의

오래 전 이야기다. 부분 동업을 하던 의사들이 있었다. 그들 부인 중의 한 사람이 불평을 했다. 자기 남편과 함께 사무직원 사무실을 공동으로 쓰는 의사가 의료원에서 쓰기 위해 함께 구입한 물품을 집으로 가져 간다는 것이다. 펜 종이 스카치 테이프 노트북 때로는 화장지 같은 것이었다.

얼마 전에는 신문이나 매스컴을 통해 알려질 정도로 큰 일은 아니지만 한인 공동체에서 벌어지고 있는 뒷 이야기를 들었다. 여성들이 주로 관련된 부엌 살림 이야기였다. 공동체가 먹을 만큼만 만들지 않고 여성들이 자기 집안 식구까지 계산에 넣어 물품을 구입하고 남은 것은 가져 간다는 것이다. 계획적인 부정 행위라 하겠다.

세상 일에는 말로 하지 않아도 지켜야 하는 예의가 있고 또 불문율(Compliance)이라는 것이 있다. 글로 쓰여져 있지 않은 가르침이다.

불문율은 학교나 직장에서 지키면 신뢰감 있는 사람으로 취급받을 수 있는 반면 지키지 않으면 불편한 사람으로 여겨지면서 결국 '왕따' 당하기 쉽다.



불문율이란 결국 서로를 존중하고 불협화음이 없는 크고 작은 공동체를 이루는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것이다.

글로써 적어 놓지는 않았지만 그러나 우리들이 지켜주어야 하는 삶의 법칙들이다.

'계층이동의 사다리'라는 이름으로 번역 출판된 'A Framework for Understanding Poverty(가난을 이해하기 위한 뼈대구조)'라는 책이 있었다. 이 책의 저자 루비 페인은 여성교육가로 살아온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가난의 대물림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는 교육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흥미로운 것은 빈곤층 중산층 부유층에 있는 각각 다른 종류의 불문율에 대한 설명이었다. 계층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계층상승을 돕는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루비 페인의 이론과 해답에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답습되기 쉬운 것이 빈곤이라는 것과 빈곤의 연속을 교육으로 깰 수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일깨워준 그녀의 직관은 좋게 보고 싶다.

각 계층이 갖는 특수의 불문율을 이해하는 것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직장생활에서의 불문율도 잘 이해하고 지키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간다. 예전에는 불문율이었던 삶의 규칙들이 이제는 자꾸만 글로 쓰여지고 직장에서는 규정과 규칙으로 문서화 되어가고 있다. 내가 불문율을 컴플라이언스(규칙준수)라고 한 것은 문서화 되어가는 문화 때문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병원에서는 이 '컴플라이언스 훈련'을 매년 의무적으로 받게 되어있다. 내용은 여러 가지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유명한 사람이라고 내 환자가 아닌데 차트를 펴 보는 것 병원 물건을 개인 용도로 병원 밖으로 가져 가는 것 병원의 내막을 변호사에게 파는 것 등은 위법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들키면 단순한 경고를 받고 지나갈 수 있지만 때로는 해고 될 수 있다.

근무 시간 중에 인터넷 게임을 하는 것도 실상 위법이다. 상사나 동료의 부정행위를 보았을 때 자신을 보호하면서 이를 알리는 방법과 연락처에 대한 정보도 있다.

이런 교육은 모두 웹 베이스로 되어 있어 시간이 날 때마다 들여다 보고 마지막에는 시험을 쳐서 합격해야 한다.

올 여름에도 '컴플라이언스 훈련 코스'를 마쳤다.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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