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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국어 실력 쑥쑥…미래 이끌 인재들이 자란다

다국어로 수업하는 르네상스 국제학교 OC캠퍼스를 가다

역사 영어·음악 스패니시
수학·과학은 중국어 수업
프리스쿨·초등학교로 시작
장차 중학교 정규과정 편성


"헬로 니하오 꼬모 아스 에스따도?"

오전 8시30분. 코스타메사의 한 학교 주차장에 모인 17명 학생들의 경쾌한 인사 소리가 아침의 적막을 깬다. 인사 한 번 할 때마다 조그마한 입에서 3개국어가 자연스럽게 쏟아져 나온다.

이들은 지난 9월 코스타메사에 문을 연 사립초등학교(프리스쿨 킨더 포함) '르네상스 국제 학교'(Renascence School International.이하 RSI) OC캠퍼스(대표 캐리 미제라) 재학생이다. '졸업 무렵엔 3개 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 이 학교는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커리큘럼으로 첫 수업 이전부터 카운티 주민들 사이에서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연 1만달러의 학비를 내고 입학한 학생들은 영어 스패니시는 물론 중국어도 배운다. 특이한 점은 스패니시 중국어를 외국어 수업으로 듣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이 학교에선 역사는 영어 음악은 스패니시 수학과 과학은 중국어로 각각 배운다.

어른들 같으면 당장 머리에 쥐가 난다고 호소하겠지만 3~7세인 학생들은 불과 두 달만에 스패니시 중국어를 읽고 발음하는 품이 예사롭지 않을 정도로 탁월한 언어습득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계인 캐리와 남편 토머스 미제라 부부는 6년 전 플로리다 파나마시티에 설립된 RSI(교장 줄리엔 토킹톤)의 커리큘럼을 그대로 옮겨 왔다. RSI의 첫 번째 분교격인 OC캠퍼스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된다. 전체 학생 수는 30명으로 제한된다. 처음엔 프리스쿨~초등학교로 시작했지만 신입생들이 나이가 들면 궁극적으로 중학생까지 가르치게 된다.

이 학교의 또 다른 특징은 모든 과목 수업에 노래와 미술을 접목시킨 것. 집중력이 약한 아이들을 배려하기 위해서다. 미제라 대표는 "아이들은 시각 청각 촉각의 발달 시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골고루 발달시켜 줄 필요가 있다"며 "아이들이 언어를 스폰지처럼 흡수하듯 잠재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진은 중국계 2명 볼리비아계 1명 한인 스테이시 한씨 등 4명의 소수계를 포함 총 6명이다. 중국계 렁 짱(26) 교사는 "수업 중 절대 영어를 쓰지 않는다. 아이들이 처음에는 어리둥절해 하지만 1주일만 지나면 어느 정도 중국어를 알아듣기 시작한다"며 "2주만 지나면 중국어 발음도 놀라울 정도로 좋아진다. 어른들에게는 쉽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스테이시 한 교사는 아이들의 숙제를 돕고 있다. 그는 "학교 수업방식과 분위기가 아이들의 능력을 발전 시키기에 적합하다"며 "아이들의 숙제를 보면 중국어 스패니시 실력이 얼마나 빨리 향상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수준별 수업방식

각 학급은 연령 및 수준별(4~6레벨)로 5~6명 학생으로 구성된다. 학생 수가 늘고 시간이 지나면 수준 단계도 확대된다. 학기 중이라도 상시 입학이 가능하며 나이에 맞게 레벨이 정해진다. 현재 레벨별 수업 방식은 다음과 같다.

◆레벨 4

2~3세 대상. 대부분 글씨 쓰기와 그림 그리기다. 중국어 스패니시 영어 수업에서는 간단한 단어를 플래시 카드를 이용해 반복학습을 한다.

◆레벨 5

3~5세 대상. 단어 공부와 함께 문장을 읽고 쓰는 교육이 실시된다. 수학과 과학을 중국어로 배우며 과목마다 노래와 율동이 함께 이루어진다.

◆레벨 6

5~7 세 대상. 긴 문단을 쓰고 말하며 자연스럽게 단어와 문법을 습득한다. 수학과 과학은 역시 중국어로 배운다. 수학 교육은 싱가포르의 수학 교육 방식을 차용 창의적 문제 해결능력 배양에 초점을 맞춘다.

인터뷰 2제
"1년 이상 설득해 프랜차이즈 개설"
미제라 대표 부부


RSI OC캠퍼스 대표 캐리 미제라는 교장의 역할을 수행한다. 남편 토머스는 모든 행정을 담당한다.

두 명 모두 은행과 비영리 단체 등에서 국제 업무를 담당했던 경험이 있다.

언어 능력의 경쟁력을 일찌감치 깨달은 두 부부는 자신의 자녀에게도 3개국어 이상의 언어 구사 능력을 키워주고 싶었다.

토머스는 "4살짜리 아들을 플로리다에 있는 르네상스 국제 학교 본교에 입학시키고 싶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포기했다"며 "르네상스 국제 학교의 수업방식이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결국 1년 가까이 본교 교장 토킹톤을 설득해 OC캠퍼스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캐리는 중국에서 자라 16세에 미국으로 이민왔다. 중국어와 영어 구사 능력이 거의 완벽한 수준이다.

그는 "세계는 점차 하나가 되고 있다. 미래엔 우리 아이들의 경쟁력은 바로 언어"라며 "우리 세대보다 더 치열한 경쟁속에 살아야할 자녀들에게 다양한 언어구사 능력은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다중 언어 교육에 아이들도 만족"
학부모 한애리씨


르네상스 국제학교에 재학중인 17명의 전교생 중 한인 학생은 총 2명. 바로 한민수(8) 준수(5) 형제다.

아들 둘을 나란히 입학시킨 한애리(39.부에나파크)씨는 2년 전부터 자녀의 언어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했고 특히 중국어 교육에 큰 관심을 가졌다고 밝혔다.

한씨는 "때마침 문을 연 르네상스 국제학교가 제공하는 수업방식이 내가 상상했던 학교 그대로의 모습이었다"며 "이 학교를 발견하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이들을 이 학교에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학교 교육에 빠르게 적용하고 있어 자신은 물론 아이들도 만족해 한다며 "한 달 만에 아이들의 중국어 수준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한씨는 "학비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지만 아이들이 공립학교에 다녔다면 스패니시 중국어를 따로 가르쳐 주기도 어렵고 언어 습득을 위해 학원에 보낼 경우 지출될 비용을 고려하면 RSI에 보내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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