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자의 눈] 실수를 만회하는 감동서비스

진성철/사회부 기자

최근 중국 여행을 다녀온 한인 A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A씨는 한 여행사를 통해 중국관광 패키지를 구입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중국 공항에 내린 그는 마중 나오기로 한 현지 여행사 가이드를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려도 가이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는 할 수 없이 가이드를 찾아 대형 공항을 헤매기 시작했고 말도 통하지 않는 공항에서 가까스로 한국 항공사 직원의 도움을 받아 패키지를 구입한 LA소재 여행사에 연락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담당자는 자신은 손님 도착 사실을 알렸지만 현지 여행사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지 여행사 실수라고 답변했다. 8시간 만에 나온 현지 가이드도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판매 여행사의 실수로 돌렸다.

A씨는 최소한 사과의 말을 먼저 기대했다. 하지만 양쪽 여행사 모두 '내 탓이 아니라 네 탓'으로 돌릴 뿐 어느 업체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A씨는 분통이 터뜨리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LA 한인 여행사를 믿고 중국 관광상품을 구입한 것이다. 설령 한인 업체의 실수가 아니었더라도 일단 고객에게 불편을 끼쳤다면 사과를 먼저 하고 시시비비는 두 업체가 추후에 가리면 될 것이다. 정말 여행사 직원들의 태도에 실망이 크다."



또 다른 사례다.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B씨는 중급 정도의 여관에 여장을 풀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내려갔다. 식당은 금연 구역이었지만 어떤 고객이 식당에서 담배를 피우는 바람에 식사를 끝까지 마치지 못하고 방으로 돌아와야 했다.

다음 날 아침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었더니 그곳에는 여관 주인과 종업원이 서 있었고 종업원의 손에는 아침식사가 들려 있었다. 그들은 담배 연기때문에 어제 아침 식사를 하지 못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정말 죄송하다고 머리 숙여 사과했다.

엄밀히 말하면 흡연하는 고객을 단속하지 못했기 때문에 주인과 종업원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1차적인 잘못은 금연 규칙을 지키지 않은 고객에 있다. 그럼에도 주인과 종업원은 보상을 말하기 전에 진심이 담긴 사과의 말을 먼저 건넸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을 담은 아침식사를 방에까지 가져와 B씨에게 감동을 주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B씨는 지금도 그 여관을 칭찬하고 있으며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친구와 지인들에게 그 여관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A씨와 B씨 모두 여행에서 불쾌한 일을 겪었지만 한 업체는 실수를 당당히 인정하고 사과를 함으로써 고객에게 감동을 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었다. 그러나 또 다른 업체는 남 탓하기에 바빠 고객에게 더 큰 불쾌감만 안겨 주었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절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실수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실수를 하지 않은 척하는 것보다 문제를 더욱 신속하게 해결하는 지름길이 아닐까 한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