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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성인도 주의산만증이 있나요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길고 검은 머리를 내려뜨리고 보랏빛 정장으로 아름답게 치장한 여성이 왔다. 이번이 두번째 방문인데 한달 전보다 명랑하고 자신이 가득한 모습이다. 초진 때 처방했던 각성제 '콘서타'의 효과가 나타난 듯하다.

그녀는 지난 8년간 광고회사에서 일해 왔다. 최근 경제가 나빠지면서 점점 일의 양이 많아졌다. 한가지 프로젝트를 맡아서 하다가 끝을 못내고 또다른 일을 해야만 했다. 프로젝트가 많아지면서 스트레스는 쌓여갔다. 마감했어야 할 일거리를 잊고 있다가 상관에게 불려갔다. 회의시간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공상을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회의 중 많은 사람이 모여 지루한 내용의 얘기를 하면 전혀 집중이 안 된다고 한다. 누군가의 말이 귀에 들리기는 하는데 알아듣지 못하고 대부분은 기억을 못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그랬고 학교 성적은 중간 정도였다고 한다. '머리는 좋은 데…'라고 교사들은 안타까워했다. 주의산만 증세가 심하니 소아 정신과 의사에게 진찰을 받으라는 교사의 권고에 엄마는 펄쩍 뛰었다. 게으름 때문이니 '정신을 똑바로 차리면 문제없다'는 것이다. 주의산만증이나 학습장애는 타고난 두뇌의 장애라고 교사가 이야기해 주어도 엄마는 약물사용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녀의 고교 성적으로는 좋은 대학을 엄두도 못냈는데 예술방면에는 재능이 있어 광고회사에 취직이 됐다. 그러나 회사일이 그렇게 재미있는 것만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그녀가 끝맺음과 정리정돈을 못한다고 비서가 3명은 있어야겠다고 놀려댔다. 엄마가 고집부리지 말고 일찍 치료를 받게 했다면 좋은 대학을 졸업했을 것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뒤늦은 후회였다.



나는 그 환자에게 "이제라도 본인이 오셔서 도움을 받아 직장생활을 원활하게 하시니 다행이네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사춘기를 지나며 열등감에 시달렸고 우울증으로 한 때 고생했었다. 주의산만증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약 60%의 환자들에서 합병증으로 우울증이 나타나 고생한다. 그 뿐 아니라 산만증세 환자들에게 '반사회성 행동장애'가 더해지면 남자 아이들의 경우 무단 결석 거짓말 도둑질 마약이나 음주 흡연 등의 증세가 오고 여자의 경우 가출이나 임신 등이 초래된다.

물론 전두엽이 성숙해지는 성인기가 되면 주의산만 증상이 많이 없어지지만 약 40~50%에서는 어른이 돼도 증상이 계속된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직장문제 결혼생활의 파탄 음주벽 잦은 교통사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나의 환자처럼 본인이 자신의 기질을 이해하고 적절한 약물치료와 필요한 상담치료를 받으면 '성인 주의산만증(Adult ADHD)' 환자도 성공적인 인생을 구가하게 된다.

킨코(Kinko)의 CEO 젯 블루(Jet Blue)의 창업자 빌리 크리스털 우피 골드버그 같은 연예인 케네디 대통령 발명가 에디슨 등도 주의산만증 증세가 있었다. 주의산만증은 미국 어린이 100명 중 7명 꼴로 나타나는 두뇌 질환이다. 전두엽의 기능인 학습 집중 판단 계획 감정조절 등을 이행하려면 '도파민'이나 '노어 에피네프린'이 충분히 생성돼야 한다. 이런 뇌전파 물질 생성이 저하되거나 밸런스가 맞지 않아 생기는 병이 주의산만증이다.

주의산만증이 심한 경우 약물치료 외에 다른 치료로는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심한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이 필요하듯 적절한 약물치료로 조절할 경우 주의산만증을 이겨내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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