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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제성장 발목잡는 캥거루족

김정균 사회부 기자

자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생활하려는 일명 '캥거루족'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캥거루족은 어미 배 속에 있는 새끼 캥거루처럼 취직할 나이가 됐는데도 직장을 구하지 않거나 직장에 다니면서도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젊은이들을 일컫는다.

이 용어는 1998년 당시 프랑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가 높은 실업률로 청년층의 상당수가 부모에게 기대고 있음을 꼬집으며 처음 소개했다.

한국의 경우 IMF 위기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진 시절 대학가에서 신조어로 등장하며 대중에게 알려졌다.

연방 인구통계국이 지난 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5~35세 남성 가운데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비율이 19%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5년에 비해 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여성의 경우는 10%로 남성에 비해 조금 적었지만 역시 5년 전보다 2%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센서스국의 북가주 지역 통계에 따르면 가주 전체 비율은 총 31%로 10년 전과 비교해 7% 증가했다.



한국의 경우도 지난 해 일자리가 늘어났음에도 청년실업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해 전체 취업자는 32만3000명이 늘어 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청년실업률은 2년 연속 8%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자립할 나이가 됐는데도 취직을 하지 않고 부모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캥거루족이 청년실업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소중한 내 자식이 그야말로 '힘든 곳'에 취업하기보다는 좋은 직장을 구할 때까지 기다리며 생계비를 지원하는 부모들의 과잉보호가 캥거루족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한 캥거루족 양산은 부모들의 은퇴 시기까지 늦추게 하고 있다. 지난 해 한국에서 자녀를 경제적으로 독립시키고 은퇴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은 8.7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5년 10.3년보다 1.6년이 단축된 것이다. 이 상태라면 2030년에는 은퇴 준비기간이 3~4년으로 대폭 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물론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부모 신세를 지는 청년들의 입장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근로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캥거루족은 부모 세대 입장에서 볼 때 참으로 답답하다. 국가 경제의 중심축이 되어야 할 젊은이들이 부모 품안에만 있으려 하는 것은 한 나라를 뛰어넘어 세계적으로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주범이 될 수 있다.

이젠 세계의 부모들이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할 필요가 있다. 언젠가는 부딪쳐야 할 세상이라면 나이에 맞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도록 자녀를 부추겨야 한다.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는 강한 마음을 자녀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또 자녀의 늦은 경제적 독립과 과다한 교육비 부담이 부모의 은퇴준비를 늦추게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미리부터 교육자금 노후자금 등 목적자금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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