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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학교 교실에 선 전직 포르노 스타

[LA중앙일보] 발행 2011/11/28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11/11/27 15:08

안유회/뉴스룸 코디네이터

금기시 되던 포르노 전력
영화·TV가 먼저 무너뜨려
변하고 있는 세상 대변


지난 25일자 LA타임스는 부고면에서 유명인 2명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짐 래스만과 안드레아 트루였다. 래스만은 1960년 자동차 경주대회 '인디 500' 우승자였고 트루는 디스코 음악의 명곡으로 꼽히는 '더 더 더(More More More)'를 부른 가수였다. 눈길을 끈 것은 트루의 부고기사 제목인 '포르노 스타에서 변신한 가수'였다.

트루의 부고기사는 포르노 스타 출신 배우 사샤 그레이의 논란과 겹쳐 보였다. 지난 2일 그레이는 캄튼 통합교육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학부모들이 반발했다. 교육구 측은 "매년 유명인 여러 명이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지만 그 여배우는 참가한 적이 없다"며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그레이가 책을 읽어준 것이 사실로 드러나자 외부 에이전트가 섭외한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전직 포르노 배우가 초등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줬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레이 논란'이 여기서 멈췄다는 것이다. 교육구는 침묵으로 들어갔고 책임론 등이 크게 불거지지 않았다.

포르노는 성인이라는 조건 아래 제작과 배급 판매 소비가 합법이다. 이 때문에 포르노는 그 자체보다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이런 질문을 던지면 더 구체적이다. 만약 내 아이가 다니는 교육구에서 이런 일이 있다면 나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한 가지 태도는 정극과 포르노를 단호하게 구분하는 전통적인 태도다. 포르노와 연관된 것은 주류로 합류하는 것을 막는 특히 미성년자와 마주치는 것을 차단하려는 자세다. 주류 언론이 미성년자 관람불가인 NC-17 영화 보도를 금기시하는 것도 이런 태도다.

다른 하나는 포르노를 다른 것과 등가로 놓는 태도다. 워싱턴대학의 학생신문인 '스튜던트 라이프'에는 '그레이 논란'과 관련해 이런 칼럼이 실렸다. "많은 워싱턴대학 학생들도 술을 마시고 대마초를 피운다. 또 아이들을 가르치는 커뮤니티 서비스에 참여한다. 우리가 주말에 무엇을 하든 커뮤니티 활동은 아이들의 인생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포르노를 받아들이는 태도는 절대적인 것에서 상대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다.

그레이는 최근 2년간 포르노 출연을 하지 않았다. 2009년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영화 '걸프렌드 경험(The Girlfriend Experience)'에서 주연을 맡으며 정극 배우로 변신한 그는 최근 인기 드라마 '안투라지(Entourage)'의 배역을 따냈다. 이를 바탕으로 주류 TV와 장편영화 출연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고 오스카 수상 배우도 그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메이저 스튜디오의 고위 인사는 주류 언론에 이런 말을 했다. "(가수)킴 카다시안과 패리스 힐튼의 섹스 테이프를 고려하면 (그레이의 영화 출연도)가능할 것 같다…세상은 변하고 있다."

스타들의 섹스 테이프는 인터넷을 타고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왔다. 이는 음지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양지를 지향하는 포르노의 열망을 닮았다. 호불호를 떠나 그 열망은 이제 초등학교 교실에까지 이르렀다.

그레이는 주류 방송인 ABC의 '더 뷰'에 출연해 초등학교에서 책을 읽어준 것에 대한 비난을 "근엄한 체하는 언론들의 공세"라고 치부했다.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책 낭독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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