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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동호회]새벽 찬바람을 가르며 ‘슛! 골∼인∼.’

봄을 앞둔 지난 2월의 마지막 일요일 오전 7시.

한인 밀집지역인 플러싱고교 앞 인조잔디구장이 한인 축구 동호인들이 흘리는 땀의 열기로 후끈하다.

땀으로 젖은 운동복 차림의 한인 축구동호인들이 골문 앞에서 각축전을 벌이다 축구공이 네트에 꽂히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자 분위기가 더욱 달아 오른다.

50대 이상으로 구성된 OB축구팀의 노장 축구인들이 겨울의 막바지 쌀쌀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20대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을 가다듬으며 건강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축구를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폭설이나 장대비와 같은 궂은 날씨에도 상관없이 사시사철 매주 일요일 오전이면 어김없이 녹색의 그라운드를 누빈다.

본국서 축구 국가대표로 활동한 후 미국으로 이민, 뉴욕한인축구협회장을 지내는 등 50여년간 축구인생을 살아온 임국찬 에덴축구단 고문은 “짧은 순간에 패스할 곳을 빠르게 결정하고 동료와 협조해야 좋은 축구팀이 될 수 있다”며 “인생 성공의 비결도 이같이 서로 협조하는 축구를 통해 배울 수 있다”며 축구예찬론을 편다.

이처럼 세계인의 축제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전세계 축구인들의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뉴욕 한인들의 축구 사랑이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뉴욕을 중심으로 한 한인 축구인들도 월드컵후원회를 조직하고 뉴욕에서 활동하는 16개국 출신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하는 ‘미니월드컵’을 준비하는 등 월드컵 홍보활동과 함께 타민족과의 교류도 넓혀가고 있다.

이는 축구가 뉴욕한인축구협회(이하 축구협회)를 중심으로 건강한 이민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이미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인 축구 동호인이 이미 4백여명에 이르는 등 비교적 두터운 계층을 형성하고 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인 축구 동호인들을 찾았다.

◇축구는 생활의 활력소=축구가 활성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건강과 밀접하다. 물론 축구인들은 공 차기 자체를 즐기기도 하지만 지치기 쉬운 이민생활에서 신체 및 정신건강에 큰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임국찬 고문은 “약 2시간 동안 넓은 운동장을 뛰면 심장이 강해지고 패스를 받기전에 미리 패스할 곳을 생각하는 등 집중력을 길러 정신까지 맑게 해준다”고 축구의 잇점을 설명했다.

데이빗 조 축구협회 사무총장은 “한인축구인들이 뉴욕에서 20여년 동안 축구활동을 해왔지만 한인들을 위한 축구전용구장이 없어 안타깝다”면서 “뉴욕시 공원국의 협조를 얻어 플러싱 메도우파크와 같은 장소를 축구인뿐만 아니라 한인 모두가 레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인 축구대회=뉴욕·뉴저지에서 활동하는 한인 축구팀은 노장팀을 포함해 줄잡아 20여팀. 이 가운데 이글스, 97브라더스, 화랑 등 15개팀이 축구협회에 정식으로 등록, 매년 7∼8개의 대회를 치르며 우승컵을 놓고 쟁탈전을 벌인다.

축구대회는 본격적인 봄철이 시작되는 4월 뉴욕대한체육회장배 축구대회를 시작으로 매달 한차례 정도씩 열린다.

6월에는 봉황기, 7월 뉴욕한인축구협회 이사장배, 8월 뉴저지 청룡기, 10월 뉴욕한인축구협회장배 등이 잇달아 개최된다.

이밖에 아리랑배와 리사배, 미 동부 각 지역 대표들이 참가하는 동부선수권 대회 등이 있다.

특히 축구협회는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1년 앞둔 오는 6월3일 16개국 타인종이 참여하는 미니월드컵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월드컵후원회와 공동으로 한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 범교포적 홍보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다양한 활동=축구협회는 축구보급과 활성화를 위해 ▶보험가입 및 상벌 등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타민족과의 교류 확대 ▶유망주 선발과 지원 등을 해오고 있다.

즉 지난해부터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대회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이 경기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하더라도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의무보험 가입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상벌위원회를 구성, 시합 중 고의적 구타 행위나 폭언 등을 하는 선수들을 제명시키는 상벌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한인들만이 참여하는 ‘집안’ 활동에서 벗어나 타민족이 주최하는 유니스피컵이나 코파라티나 축구대회에 참가, 축구를 통한 타민족과의 갈등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전한수(뉴욕팀)·권경군(97브라더스) 등과 같은 10대 젊은 유망주를 발굴, 적극 지원하기도 한다.

◇한인 축구동호회 소사=뉴욕 한인들의 축구활동이 시작된 것은 70년대 말쯤. 몇명의 축구동호인들을 중심으로 건강을 다지기 위해 시작됐지만 어느새 2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뉴욕의 대표적 생활체육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뉴욕 한인들의 축구활동이 활성화 된 것은 뉴욕의 각 팀들이 지난 85년 축구협회에서 주최하는 공식대회에 참가, 실력을 겨루면서부터.

축구대회는 아리랑·메도우·무궁화 등 몇몇 축구팀이 참여하는 작은 규모로 시작됐다. 하지만 교인으로 구성된 할렐루야·한인 통신회사 리사와 페이지컴 등 점차 한인 축구팀이 늘어나면서 현재 15개팀 선수 가족을 포함해 1천5백여명의 대규모 식구를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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