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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신세대당'과 '구세대당'

김완신/논설실장

최근 시사주간지 타임은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세대 간 성향'이 극명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타임은 세대별로 지지 후보에 큰 차이가 있다며 연령에 따른 정치성향이 뚜렷하게 부각되는 최초의 선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전의 대통령 선거에서는 사회계층 거주지와 출신지 신분 등으로 정치성향이 갈렸다. 세대별 차이는 주요 요인이 되지 못했고 공화와 민주로 양분되는 정치적 견해가 대선판도를 결정지었다. 공화당은 부동의 공화당 지지를 보이는 남부와 중서부 주를 확보한 후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로 불리는 경합주에서 민주당을 이겨야 한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서부와 동부 연안의 민주 성향 주들의 표를 기반으로 공화.민주의 지지 색채가 강하지 않은 주를 공략하는 방식이다.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1992년 이래 민주당이 항상 승리했던 18개 주보다 5개의 경합주 캠페인에 치중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이 같은 선거방식에서 공화나 민주 등의 정치적 소속이 분명치 않은 젊은이들은 대선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월가 시위 등으로 정치 일선에 나선 젊은이들이 정치성향에 관계없이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로 투표에 참여할 경우 기존의 선거공식을 바꾸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이미 젊은 세대들이 선거의 판세를 바꿔 놓았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젊은층은 기성세대에 맞서 정치 기반이 없는 시민운동가 출신 후보를 서울시장에 당선시켰다. 이런 결과는 젊은 유권자들의 뚜렷한 정치성향에 기인하기 보다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이 투표로 표출된 것이다.

'세대 차이'라는 말은 지난 60년대에 사회학적 용어로 등장했다. 농경과 유목시대에는 세대 간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산업화로 사회가 급변하면서 세대갈등은 새로운 현상으로 떠올랐다.

최근 미국과 한국에서 젊은 세대와 중.장년층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소통을 강조하지만 세대 간 차이는 쉽게 극복되지 않고 있다. 한 과학 연구는 청소년층은 뇌의 감각부위를 관장하는 후두엽이 발달해 있고 장.노년층은 사색을 주관하는 전두엽을 많이 사용해 세대 간 소통은 태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영국정부는 BBC방송과 공동으로 세대차이 극복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결국 소통방법은 대화하기 공연.소풍 동행하기 등의 단순한 것들이었고 가시적인 성과도 없었다. 그만큼 세대 간 소통이 어렵다는 반증이다.

세대 간의 갈등이 사회 문제를 야기하긴 하지만 시대 발전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중국 작가 지셴린은 산문집 '다 지나간다'에서 젊은이들의 행동양식이 기성세대들에게 못마땅해 보이지만 세대 차이는 진보를 위한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대갈등이 사회를 분열시키고 공동체의 방향성을 잃게 해서는 안 된다. 결국 문제는 세대 간의 간극을 줄이고 발전적인 소통방법을 도출하는 것에 있다. 젊은층은 기성세대의 '시대에 뒤진 잔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고 중.장년층이 그들의 소통방식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세대 간 사고방식 차이는 차치하고 소통 수단조차 공유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이는 넘어야 할 벽이다. 젊은 세대들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계는 다가오는데 소통의 부재만을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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