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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독재자 우상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7일 오전 심근경색으로 사망함으로써 한반도 정세가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진시황도 가고 폭군 네로도 가고 히틀러도 갔다. 김일성도 가고 후세인 카다피도 갔다. 그리고 김정일도 갔다. 무한 권력 휘두르며 거칠 것 없이 살았던 그였지만 손바닥 만한 자기 심장 하나 멈추는 것은 막지 못했다. 그런데도 그렇게 높아지고 싶었을까. 그렇게 이름을 남기고 싶었을까.

김일성 김정일 부자 상(像)이 북한 전역에 3만5000개에 달한다고 한다. 그것도 모자라 백두산 묘향산 등 북한 명산들에 새겨진 찬양 글귀도 4만 여개에 이른다. 금강산만 해도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름을 파 놓은 바위가 80곳 4500여 글자가 있다.

2002년 2월 김정일의 60회 생일을 맞아 새긴 '천출 명장 김정일 장군'은 글자 하나가 가로 25m 세로 34m 깊이는 1.5m나 된다. 이 정도면 거의 동굴 크기로 굴을 파다시피 해서 글씨를 새긴 것이다.



제 나라 백성을 굶어 죽게 만든 실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삼천리 화려강산을 오욕으로 물들인 그 이름들로 인해 자손만대 손가락질을 피할 수 없게 됐으니 그 수모를 또 어떡할 것인가.

이런 '낙서'들은 너무 커서 새겨진 바위를 허물어 뜨리지 않는 한 지울 수도 없다. 고작 70년도 못살고 떠날 유한한 인생인 줄 알았더라도 이런 걸 새기게 했을까. 그런데도 북한 당국은 "후손만대에 전할 기념비적 국보"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인무십일호(人無十日好)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라 했다. 독재자의 죽음을 보면서 사람의 좋은 일 열흘을 가지 못하고 붉은 꽃의 아름다움도 열흘을 넘지 못한다는 옛말의 교훈을 새삼 떠올려 본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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