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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부자 되는 것보다 더 귀한 소원

최상태/기획취재팀 기자

새해 소원은 한 해를 가늠하는 잣대이다. 지난 해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일을 되돌아 보며 앞으로 한 해 동안의 계획을 세워보는 희망이 담겨있다.

해마다 색다른 소원을 올릴 것 같지만 대개는 경제적이거나 건강 문제로 귀착된다. 그런데 매년 똑같은 소원을 반복한다면 우리 인생이 얼마나 단조로울까. 그런 면에서 한국도 낭만적인 나라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얼마전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2012년 한국인의 새해 소원 1위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며 이는 거의 해마다 반복된다'고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당연한 현상이어서 새로울 것도 없지만 지구 반대편 나라에서 비중 있게 다룬 것을 보면 꽤 흥미있는 현상으로 여겼나 보다.

이 신문은 '한국인들의 새해 소망은 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인 10명 중 6명이 새해 소원으로 외국어 습득이나 체중 감량 금연 연인 만들기 등이 아닌 '돈 벌기'를 꼽았다며 한국인들이 별로 낭만적이지 못한 것이 이유라고 보도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한 달 만에 새해 다짐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40%에 달한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만큼 목표도 빨리 세우고 포기도 빠른 한국인의 '빨리 빨리' 정신을 엿본 것이리라.

한국이 경제적으로 급성장하다 보니 어느새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게 되어서일까. 그렇다면 한인 이민 사회의 새해 소망 1위는 뭘까. 정확한 통계가 없어 예단하기 어렵지만 주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과 그리 달라 보이지 않는다. 미국 경제가 불황으로 오래 허덕이면서 경제적 고통을 겪은 한인들이 많은 까닭이리라.

문제는 돈을 최우선시 하다 보면 자칫 인생이 무미건조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침대는 살 수 있어도 숙면은 살 수 없고 저택은 살 수 있어도 화목한 가정은 살 수 없다. 그런데도 많은 한인들이 가족을 위한다는 이유로 새 집을 사고 학군 좋은 곳으로 이사 가기 위해 돈을 벌면서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새해 벽두부터 들려온 한인 가족 살인사건도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을 놓치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올해는 '돈 벌기'가 아닌 다른 목표를 한 번 세워보면 어떨까.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어쩌면 돈으로 살 수 없는 즐거움과 낭만일지도 모른다. 배움 또한 다른 기쁨을 가져다 준다고 멋지게 인생을 사신 분들은 입을 모은다.

그러고 보면 주변에는 배울 것들이 널려 있다. 영어를 좀 더 잘하는 것 그림이나 꽃꽂이를 배우는 것 골프나 스노보드를 배우는 것 학창시절에 못 읽은 세계문학 전집에 도전해 보는 것 등이다.

새해에는 소홀했던 가족에게도 좀 더 시간을 할애해 보는 것이 어떨까. 아이들과 도서관 미술관 등을 정기적으로 찾는다든지 미국이 자랑하는 국립공원을 함께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오가는 시간 동안의 대화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고 추억까지 덤으로 남겨줄 것이다.

2012년 연말에는 돈을 못 번 아쉬움보다 행복한 성취감을 만끽해 보면 어떨까. 우리 모두 새해에는 '대박 내자' '부자 되자'라는 상투적인 기원보다 배움과 가족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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