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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SAT 부정시험의 유혹

이은영/특집팀 차장

지난 주 뉴욕 고교생 및 졸업생 13명이 SAT 시험부정으로 검찰에 기소됐다. 현재까지 기소된 사람만 20명에 이른다.

지난 해 9월 SAT 대리시험으로 롱아일랜드 그레잇넥노스 고교를 졸업한 새뮤얼 에샤고프 등 7명이 체포됐다. 이어 이 지역 3개 고등학교에서 추가로 SAT 부정행위가 발각됐다. '대학 수학능력평가(SAT.ACT) 대리시험 사건' 결과다. 대리시험을 의뢰한 학생은 건당 500~3600달러의 돈을 건넸다.

뉴욕주 만이 아니다. 가주에서도 지난 해 22개 학교의 학력평가지수(API)가 부정행위로 무효처리됐다. 미시시피주는 학생들의 시험 부정행위를 퇴치하기 위해 과학수사에까지 도움을 요청했다. 10만 명 이상이 응시하는 학년 말 시험에서 학생들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답을 주고받는 것을 적발하는 데 시험 감독관들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카비언 테스트 시큐리티사의 답안지 분석기술을 통해 학생들의 부정행위 적발에 나선 것이다.

과학수사 기법은 수험생이 쉬운 문제보다 어려운 문제를 더 잘 푸는 식의 비논리적인 패턴을 읽어내는 방법 등을 동원해 부정행위를 추적한다. 수험생이 이전 시험보다 지나치게 높은 점수를 받는 경우에도 면밀 분석의 대상이 되고 상황에 따라 부정행위 증거가 될 수 있는 답안 수정 흔적의 횟수도 센다.



카비언사는 현재 플로리다.텍사스.워싱턴 등 10여 개 주 대도시의 교육 당국 뿐만 아니라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보드와 법과대학원 입학 위원회(LSAC)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미 전역에서 시험 응시생들의 부정행위가 심각하다는 증거다.

시험 부정행위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학생들의 시험 부정행위는 부모들까지 개입되어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정직하게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 행위에 자녀의 부모가 연루되어 있다는 것은 씁쓸한 일이다.

뉴욕주 상원 교육위원회는 부정행위 방지 방법과 적발시 처벌 강화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키네스 라벨리 교육위원장은 "처벌은 학생 뿐 아니라 대리시험을 치러 준 사람에게 돈을 제공한 부모도 대상"이라며 부모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다.

대리시험 등의 시험 부정행위는 '내 자식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부모들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시험 부정행위.따돌림.폭력으로 학교 교육이 무너지고 있는 것에 대해 교육 전문가들은 교육의 제 1선인 가정교육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라는 말이 있다.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이라면 제 몸과 가정부터 먼저 다스려야 한다는 뜻으로 가정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말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신이 말과 행동과 가치관이 자녀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있는지 깨닫지 못한다. 자녀들은 부모의 삶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을 보며 자신의 가치관과 윤리관을 형성한다.

수학.영어 등 학력평가 시험 성적도 중요하지만 페어 플레이를 하며 남과 어울려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자면 가정에서부터 부모들이 먼저 자녀들의 성적보다 용기.정직.배려.노력 등을 더 칭찬해 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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