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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인타운엔 한국이 없다고?

이수정/경제팀 기자

지난 2009년 3월 이후 출입이 통제됐던 LA 한인타운의 유일한 한국 상징물인 다울정이 내달 중순 재개방된다. 다울정 보안 관리를 맡고 있는 LA한인상공회의소는 이에 맞춰 영문과 한글로 된 한인타운 안내 홍보물을 제작 배치할 예정이다. 또 다울정 주변에 한국식 보도블록을 깔고 꽃밭을 조성하는 등 한국 문화를 알리겠다고 한다.

한국 전통 정자를 형상화한 다울정은 지난 2000년 한인사회 성금과 정부 지원금 등 총 90여만달러가 투입돼 2004년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그리고 6년만인 2006년 1월 13일 한인의 날에 맞춰 완공됐다. 하지만 경비를 맡았던 보안업체가 용역비 연체를 이유로 철수하면서 2009년 3월부터 출입구가 폐쇄된 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전통과 문화란 가치가 있기 때문에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한국 상징물을 만들어도 누구 하나 지켜내지 않고 아무렇게나 방치해 버린다면 가치없는 흉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런 점에서 다울정을 3년 가까이 방치한 것은 한인 모두의 잘못이라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곧잘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정체성의 뿌리가 되는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는데는 소홀한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태도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신의 뿌리에 대해 배우고 유대감을 형성하고 싶어하는 2세.3세들에게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LA한인타운은 규모상으로는 차이나타운과 리틀도쿄를 합친 것의 5배나 된다. 그러나 차이나타운과 일본 타운인 '리틀도쿄'는 두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느낄 수 있는 명소가 되어 있다. 다운타운에 위치한 리틀도쿄'에는 일본인들이 노력해 만든 일본식 정원만 10여개에 이른다. 차이나 타운 역시 곳곳에 중국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들이 깔려 있다.

그러나 한인타운에는 한국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변변한 시설물 하나 찾기가 힘들다. 그나마 최근 들어 한국 음식을 즐기려는 타인종들이 한식당들을 점점 더 많이 찾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것 만으론 부족하다. 한국 음식이나 K팝 찜질방 노래방 만이 한국 문화의 전부는 아니기 때문다. 이들 외에도 우리 문화가 가진 풍부하고 매력적인 콘텐트는 얼마나 많은가. 작은 건축물 하나지만 다울정 재개관에 대한 한인들의 기대가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한인타운도 차이나타운이나 리틀도쿄를 능가하는 우리 만의 특별한 문화를 발산해야 한다. 삼성 휴대폰 현대 자동차 등 주류 사회에서 한국 상품의 입지는 점점 굳건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놓치지 말고 우리 문화도 충분히 알려야 한다. 그럴 때 타인종의 마음 속에 한국은 더 뚜렷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많은 한인 단체들은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미국 언론을 상대로도 활발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인들 모두가 1인 홍보대사가 돼야 한다. 문화적 매력을 듬뿍 발산하는 한인타운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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