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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사랑으로 71년…여보 고맙소", 배영섭·권영주 부부

1941년 하얼빈서 백년가약

손주·증손주와 행복한 여생

“격동의 세월 속에 70년 넘게 해로할 수 있었던 건 '믿음과 사랑' 덕입니다.”

올해로 결혼 71주년을 맞는 배영섭(91) 할아버지와 권영주(88) 할머니 부부. 지난 1941년 3월 3일 중국 하얼빈에서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현재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에서 행복한 여생을 보내고 있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결혼 후 중국에서 생활하다 1945년 광복과 함께 남한으로 돌아갈 결심을 했지만 38선에 길이 막혔다. 결국 삼엄한 감시 속에 북한 진남포에서 5년간 생활해야 했다. 6·25가 발발하고 북진해 온 유엔군 덕에 1950년 겨울 꿈에 그리던 고향 땅을 밟을 수 있었다. 권 할머니는 “추운 겨울날 눈 쌓인 거리를 맨발로 걷던 자녀들의 아직도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결혼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라고 회상했다.

이들은 고달픈 삶을 이겨낸 비결을 ‘믿음과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고생 끝에 낙이 있다’는 말처럼 당시 힘든 일은 나중에 두 배의 행복이 될 것이라고 서로를 격려하며 믿음을 키웠다.



배 할아머지는 “힘든 일을 겪으면서도 아내와 어머니 역할을 충실히 해 준 점이 가장 감사하다”며 “같이 산다는 자체가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권 할머니는 “무뚝뚝한 남편이 결혼 기념일마다 해 주는 ‘너무 고생했다’ ‘고맙다’는 이야기가 가장 큰 선물”이라며 “이 세상의 마지막까지도 함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먼저 정착한 큰 딸의 초청으로 1980년 미국에 온 이들은 1남2녀가 인근에 살고 있어 설 등 명절 때 모이는 가족이 50여 명에 달한다. 한국 문화·언어가 서툰 손주·증손주에게 ‘믿음과 사랑’을 강조하며 오랜 시간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편 자녀들은 5일 뉴저지주 웨스트우드에 있는 그레이스한인연합감리교회(담임목사 장학범)에서 두 사람의 결혼 기념 행사를 열 예정이다.

정승훈 기자 star@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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