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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안철수의 '고민'과 젭 부시의 '침묵'

김완신/논설실장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표심의 향방을 결정할 만한 영향력을 지닌 두 사람이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아직까지는 선거전의 후방에서 사태를 관망 중이다. 안철수 원장은 '고민'하고 젭 부시 전 주지사는 '침묵'하고 있다.

안철수 원장은 6일 기부재단 설립계획 발표장에서 대선출마를 묻는 취재진에게 "사회의 발전적 변화에 어떤 역할을 할지 '생각' 중이며 정치도 그 중의 하나"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 번 미국방문 후 기자회견에서 "저 같은 사람까지 정치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는 언급보다 상당히 정치참여의 가능성을 넓혀 놓은 것이다.

두 번의 인터뷰에서 안 원장은 정치를 하는 것도 할 필요가 없는 것도 모두 '생각' 중이라고 했다. 안 원장의 이런 태도는 대권도전에 대한 신중함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치적 존재감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려는 계산으로도 느껴진다.

안철수 원장이 고민 중이라면 젭 부시 전 주지사는 공화당 예비후보 경선이 한창인 지금 침묵하고 있다. 지난 4일 플로리다주 예비선거를 앞두고 미트 롬니와 뉴트 깅리치 후보가 플로리다주 공화당의 맹주인 젭 부시에게 지지를 호소했지만 대답이 없었다.



젭 부시는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의 아들이면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이다. 공화당에서는 대선 때마다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정치전문가들은 '형보다 나은 동생'이라며 아직 때를 만나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대통령 후보에 나설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젭 부시가 공화당의 차세대 리더로 거론되는 것은 그만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 교환학생으로 멕시코에서 생활한 덕분에 대중연설이 가능할 정도로 스패니시가 뛰어나다. 그의 아내도 교환학생 시절에 만났던 멕시코계 여성이다. 유니버시티오브텍사스오스틴에서는 라틴아메리카학을 전공해 2년반 만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이런 인연으로 젭 부시는 1998년 히스패닉계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플로리다 주지사에 뽑혔고 2002년 재선에 성공해 최초의 공화당계 연임 주지사가 됐다. 현재는 플로리다주의 3선 연임불가 규정에 의해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를 향한 공화당의 러브콜은 계속되고 있다. 히스패닉계가 전체 유권자의 1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라티노 표심을 공략하는데 그보다 더 적합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젭 부시는 지난해 공화당원들이 원하는 대선 후보 리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 28일 정.재계 인사들이 모인 알팔파 클럽 만찬에서 "많은 국민들이 젭 부시가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를 원하지만 나는 원하지 않는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최근 젭 부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대선출마가 나에게는 적기지만 그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개인적이고 가정적인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부시가 대선에서 한 발 물러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공화당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그의 입은 여전히 닫혀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 대선 레이스는 시작됐다. 안철수 원장과 젭 부시 전 주지사는 대권가도의 애매한 위치에 서 있지만 결코 무시 못할 중량감으로 버티고 있다. 두 사람의 입장에는 차이가 있지만 안철수가 '고민'을 끝내고 젭 부시가 '침묵'을 깰 때 대선의 흐름을 바꿔 놓을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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