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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아빠의 버터아들 키우기] 스티브잡스의 고교 성적
김정수/에듀워싱턴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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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중앙일보]    발행 2012/02/14 교육 7면    기사입력 2012/02/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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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고교 시절 성적은 4.0 만점에 2.65였다. 천재 소리를 들으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화제를 모았던 그의 고교 성적이 고작 2.65였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언론은 학교 성적이 안좋았던 그였지만, 일찍부터 컴퓨터를 접하고, 어릴 때부터 기업 현장을 경험한 것이 그의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그의 전문 분야가 첨단 기술이었던 탓에, 그가 고교 시절에 상당히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놀랄 뿐이다.

한번 읽어보라며 아들이 놓고 간 그의 전기를 아직도 읽지 않았지만, 수도 없이 언론에서 그에 관한 기사를 내어보낸 탓에 나는 종종 그 책을 읽은 듯 착각을 하곤 한다. 조금 들어 아는 것만으로도 그의 일생은 그가 선도했던 기술 분야에서의 성공만큼이나 놀랍다. 나의 눈길을 끌었던 그의 이야기 중 하나는 그가 사람을 기용하거나 일을 그만두게 할 때, 상당히 독단적이고 괴퍅하게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철저히 자기 기준으로 생각하여, 즉흥적으로 과격한 인사를 시행한 그의 방식을 두고 “그런 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적을 만들어 곤란한 일을 겪을 수 있다”고 했을 때 아들은 “어쨌거나 그는 성공했다”면서, “그의 방법이 효과적이었기에 그가 성공했다”고 우겼다.

이제는 스티브 잡스의 고교 성적이 그렇게 안좋았으니, 안좋은 성적도 너무 나무라지 말라고 하는 자녀들이 분명히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업적을 이룬 사람들의 단점과 문제는 그것을 극복하거나 보완할 엄청난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편, 고교 성적이 저조했던 스티브 잡스가 그런 성취를 이룬 것은 무엇보다도 그의 타고난 천재성 덕이지만, 사회적으로 개인의 특성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모든 것을 남 따라 함께 할 때 안도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는 아무래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가 편치 않다. 남과 같은 모습으로 살아야 편안한 곳에서는 처음 가는 길을 가려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나올 수 없다.

학교 성적이 전반적으로 한 학생의 우수함과 성실함의 정도를 드러내 보이기는 해도, 숨어있는 잠재력을 모두 보여주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하는 사회가 제이 제삼의 스티브 잡스를 배출할 수 있다. 오직 '유행'만을 따라서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색깔의 옷도 입어야만 하는 사회에서 자라는 학생들이 자기 색깔을 가진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한 때 마약에 빠지고, 히피 문화에도 탐닉했던 사람, 고집이 세고 자기 주장이 강하여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의 아이디어라도 그 안에 담긴 유용한 가치를 식별해내는 사회여야 한다.

장점보다는 약점에 눈을 맞추고, 어느 시기의 실수와 방심으로 만들어진 좋지 않은 기록으로 한 사람의 모든 것을 평가해서는 안된다. 모두가 서로 다른 가정에 태어나 다른 환경에서 자라므로, 지금 보이는 각자의 모습에 또다른 조건을 부어준다면 분명히 다른 모습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난 30년 동안의 기술 발전 속도를 보건데, 앞으로 다가올 기술의 발전과 다양성에 기초한 문화의 변동은 우리에게 더 열린 사고를 할 것을 요구한다. 한국에서 자라 어른이 된 후, 미국에서 자녀를 키우는 우리들에게는 더욱 열린 사고가 필요하다.

info@eduwashingt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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