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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동요 가르치다 아예 말을 가르치게 됐지"

남가주 한국학교 40주년 창립 공로상 권길상씨
한국학교 전신 무궁화학원 설립
국민동요 '꽃밭에서' 만든 음악가

지난 23일 LA다운타운 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남가주한국학교(이사장 김종건) 40주년 만찬장. 공로패 첫 수상자로 작곡가 권길상(85)씨가 호명됐다. 권 작곡가는 '꽃밭에서'라는 국민동요를 만든 주인공. 그가 박수를 받으며 이날 연단에 오른 이유는 바로 그가 남가주한국학교의 전신인 무궁화학원 초대 설립자이기 때문이다.

"벌써 40년이 지난 게 믿어지지 않는다"는 권씨는 "이렇게 잊지 않고 공로패를 줘서 고맙다"며 웃었다.

무궁화학원은 1972년 설립됐다. 64년 미국에 이민와서도 음악을 잊지 않던 그는 한인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는 뜻에서 지역 어린이들을 모아 노래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노래를 가르치다 보니 학부모들이 동요를 부르는 자녀들의 한국어 실력이 늘고 있다면서 아예 한국어 수업을 좀 해달라는 부탁이 계속 들어왔지.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니 외면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시작한 게 무궁화학원이었다. 29명의 학생들을 주말에 모아 한글을 가르쳤다. 교재는 교사들이 만들거나 학부모들이 도왔다.



초창기에는 기금도 없고 교재도 없어 운영이 너무 힘들었다. 아무도 나서서 봉사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 무궁화학원이 자리를 잡게 된 건 그 이듬해 무궁화학원 산하에 있던 어린이 합창단이 한국정부의 초청을 받아 공연을 펼치고 돌아오면서부터다.

합창단원들이 모국방문 하계학교 프로그램에 초청받아 2주동안 한국어 공부를 하고 방송에도 출연했다는 소식이 지역 한인사회에 퍼지면서 무궁화학원에 등록하려는 학생들도 급증했다.

학생들이 늘어나자 권 작곡가는 학교 운영을 커뮤니티에 맡겼다. 그후 무궁화학원은 건물을 옮기고 학교명도 남가주한국학원으로 변경한 후 이사진 운영 시스템으로 개편했다.

권 작곡가는 "어려운 상황에서 조영근 목사(2010년 작고)께서 선뜻 초대 이사장을 맡아줬다. 지금도 학생들을 위해 함께 고생해준 걸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권 작곡가는 "당시 내가 무궁화학원에서 가르쳤던 학생들이 지금은 사회 곳곳의 중역으로 활동하고 있어 얼마나 보람을 느끼는 지 모른다"며 "앞으로도 남가주한국학원에서 배출한 학생들이 이 사회의 든든한 기둥으로 우뚝 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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