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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인업소와 한국기업의 '상생'

오수연 / 경제팀 기자

사람마다 그릇이 다르듯 기업의 그릇 크기도 다르고 담아야 할 것도 다르다.

지난 1월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 2~3세가 운영하는 빵집에 대해 실태 조사를 해보라"는 말을 던졌다. 대기업들이 소상공인의 생업과 관련한 서민형 업종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의 한미디에 서민들의 상권을 위협해 왔던 일부 대기업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제과업계 등의 업종에서 철수하겠다고 나섰다. 이렇게 대기업들이 빠르게 철수 결정을 내린 것은 서민들에게는 생계가 달려있는 사업이 대기업에게는 해도그만 안해도 그만인 사업이기 때문이다.

사실 대기업이 서민들의 상권을 침해해온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형마트로 인해 동네 마켓들이 문을 닫았고 영세 치킨집 오너들은 대형마켓에서 내놓은 저렴한 치킨 상품에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게다가 프랜차이즈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생업체들이나 중견기업들 역시 서민들에게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한국내 프랜차이즈 커피점 매장 수는 상상 이상이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위인 카페베네(660개)를 포함 5위까지의 매장을 합치면 2321개에 달한다. 로컬 업체들이 설 자리가 없다.

미국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업체는 물론 한국에서 들어오는 업체들과도 경쟁을 벌여야 한다. 실제로 로컬 베이커리의 상당수가 마케팅과 자본력을 갖춘 한국 제과업체들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로컬 커피점들 역시 마찬가지다. 몇 년 사이 한국 커피점들이 속속 타운에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2년여전 한인타운에 처음 선을 보인 한 커피 체인점은 2년여 만에 6개의 매장을 오픈하면서 빠르게 매장수를 늘리고 있다. 이미 3개 매장의 추가 오픈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매장이 한인타운에 집중돼 있다는데 있다. 로컬 커피점들은 "넓은 미국땅에서 한인타운에 이렇게 많은 커피점들을 세워야 하느냐"며 불만이다.

하지만 반대로 자유경쟁시대에 어디서 어떤 전략으로 사업하는지에 대한 비판은 옳지 않다는 입장도 있다. 이 업체는 한인상권을 타겟으로 했다기 보다는 주류마켓 진출을 위해 빠른 시간 내에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말한다. 이 전략은 스타벅스에서도 구사했었다.

또 미국에 진출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한인타운은 주류마켓을 연결시켜주는 다리이자 테스팅 마켓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파리바게뜨의 경우도 한인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메인스트림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미국 진출을 위해 한인타운을 찾아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로컬 업체가 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물론 자본력이나 마케팅에서 열세에 있겠지만 개성과 차별화를 강조한 전략을 세운다면 승산은 있다.

한국에서 들어오는 기업들 역시 알아야 한다. 한인타운의 근간이 돼온 것은 이민자들이다. 그 근간을 흔들면 미주진출을 위한 튼튼한 기둥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인타운이 아닌 주류가 목표라면 로컬 업체와 윈윈할수 있도록 현명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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