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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아빠의 버터아들 키우기] 미국에서도 바쁘다

한국 아이들이 미국에 가면 힘들이지 않고 모두 공부를 잘 해서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을 간다고 들었던 때가 있었다. 어쩌면 한결같이, 미국에만 가면 모두들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었다. 그 곳은 영어를 쓰는 곳이 아니던가? 어떻게 한국 아이가 미국 가서 뒤늦게 영어를 익혀 공부하는데 그렇게 잘 할 수가 있을까, 나는 항상 그것이 알고 싶었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 아이들의 두뇌가 우수하다고 했으며, 또 다른 이들은 한국 아이들이 근면하고 끈기 있게 공부를 하기에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했다. 어떤 이유로 좋은 결과가 나오든지, 그 당시 나의 생각으로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미국에서 12년이 넘게 사는 동안 초등학생이었던 아들이 대학생이 되고, 다른 가정 자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런 궁금증이 많이 해소되었다.

미국에 왔다고 모두가 다 우수한 성적을 만들지는 않는다. 수많은 학생들이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소수의 학생들만이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미국에 온 후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바라는 만큼 영어가 안되어 마음 고생을 하는 학생들은 주위에 제법 많다. 일상 생활하는 수준, 학교 성적 잘 받는 수준, 미국 학생들과 견주어 쳐지지 않는 수준, 문화와 의식을 받아들이고 이해하여 이를 토대로 미국 학생들을 뛰어넘는 수준의 영어는 모두 다르다. 그래서 각 단계마다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미국 학생들을 능가하는 결과를 만들고자 잠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공부하는 학생 또한 많다. 미국에 오면 '자동으로' '모두가'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다는 것은 그래서 옳지 않은 말이다. 한마디로 바쁘게 노력하여 만드는 결과이다.

한편, 한국의 지나친 사교육이 만드는 부작용을 피하고자 미국에 온 가정의 자녀들 중에서 상당수는 미국에 와서도 어쩔 수 없이 사교육을 받는다. 다른 언어와 다른 제도 속에 진행되는 교육 현장에 이제 막 도착한 학생들은 도움이 절실하다. 상대적으로 적응을 잘한 자녀들 부모들도 자녀가 더 앞서가기를 희망하면서 또 사교육을 찾는다. AP 수업을 몇 개 수강하여 어느 수준의 학교에 함격했다는 정보를 들으면, 자기 자녀에게는 한 두개를 더 수강하도록 권한다. 열심히 공부하여 응시했던 SAT시험의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부모들은 자녀에게 은근히 학원을 가서 공부하여 점수를 향상시키기를 원한다.



거기에 미국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요구한다. 악기도 하나 배우게 하고, 운동도 시켜야 한다. 배운 악기로는 오케스트라 활동에 참여하고, 운동을 하느라 주말에도 움직여야 한다. 미술을 하는 학생은 주말에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 연극을 하고, 뮤지컬을 하다가, 이번에는 자원봉사를 한다. 사회의 한 쪽, 평소에 관심을 못가지는 분야의 현장에 가서 타인을 위해 시간을 쓴다. 방학에는 인턴쉽을 하고 각종 캠프에 참여한다.

그 와중에 대중 교통이 보편적이지 않은 미국에서 학생들의 바쁜 정도는 부모의 바쁜 정도와 동일하다. 정말 이제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것이 한국에서보다 쉽거나 편할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리 한국인 부모들의 열심과 욕심은 자녀들이 지구촌의 어디서 공부하든지 똑같이 적용되어 항상 바쁠 것 같다.

김정수 에듀워싱턴 디렉터

info@eduwashingt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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