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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뜰] 봄이 오는 소리

 [아틀란타 중앙일보]
최정선 애틀랜타여성문학회 회장
기사입력: 03/06/2012 08:18
수선화가 온통 얼굴을 내밀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뜰에 나가 봉오리가 오늘은 몇 개가 늘었나 세어본다. 굳어있는 땅속에서 싱싱하고 곧은 줄기가 쏘옥 한 뼘, 두 뼘 나오더니 어느 새 수십 개의 봉오리가 꽃 필 준비를 한다. 아, 이렇게 세월이 빠르구나. 수선화(narcissus) 는 봄을 알리는 전령사가 아닌가. 우주의 신비로운 운행이 가슴으로 와 닿는다.

진 노랑 꽃술이 달린 노리끼리한 은은한 색. 꽃말은 자존, 자애, 자만이나 탄생일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그 중 그리스 로마 신화를 통해 잘 알려진 꽃말은 자만이다. 아름다운 모습에 반한 사람들의 사랑을 무시한 그리스 미남 나르시스는 수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다가 끝내 물에 빠져 죽고 만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피어난 꽃이 수선화라고 한다. 종류가 많고 갖가지 꽃 모양이 다양하다. 청초함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특히 구미에서는 대단한 인기가 있으며 매년 피는 꽃의 새로운 품종을 겨루는 영국의 수선화 쇼도 있다고 한다.

꽃의 색깔, 향기, 모양, 성질 등에 대한 뜻이 많은데 씨앗, 열매, 잎이나 밑 둥 전체에 대해서도 특징 있는 꽃말이 생기고 꽃에 얽힌 신화나 전설이 많다.
또한 이미지에서 시문, 고사내력, 일화 같은 것으로도 꽃말이 생겨났다. 대부분 서양에서 중세 때 기사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꽃을 보내어 감정을 전하는 풍속을 만든 것과 그리스도교에 의해 종교적인 심벌이 생긴 것으로 전해지게 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꽃말 가운데 그리스, 로마 신화나 전설에 의한 것, 그리스도교에 관계된 것은 그 뜻이 유럽에서 대개 공통하고 있으나 나라마다 다른 것도 있다. 영국에서는 고사내력에 의한 것이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우의의 꽃다발' 이라고 하여 꽃을 교환할 때의 정서적인 뜻도 있다. 아라비아 풍속은 꽃을 하나 또는 여러 송이씩 짝 지어 보내기도 한다.

우리 집 수선화가 많이 피면 카메라에 담아 활짝 웃는 얼굴을 친구들에게 보낼까 한다.

벌써 봄이라고, 봄 인사 한다고…. 또 다른 계절이 오기 전에 봄을 만끽하고 싶다. 집안에 흥겨운 봄의 월츠 곡이나 가득 흐르게 해야겠다. 그리고는 하와이 코나 커피나 한 잔 마시면서 여행 갔던 추억이나 더듬어 볼까. 구십춘광이란 말처럼 봄의 석 달 구십 일이 곧 완연한 봄빛 되어 노인의 마음을 청년같이 젊게 한다는 뜻이니 왜 아니 기쁜가. 옛 어른 들은 입춘대길을 써 붙여 놓고 봄을 맞이하여 크게 길함이 있으라고도 했다.
알프스 지방을 여행하면서 쓴 영국 시인 윌리암 워즈워드의 수선화 시 일부가 생각난다.

반짝거리는 별처럼/ 물가를 따라/ 끝없이 줄지어 피어 있는 수선화/무수한 꽃송이가/흥겹게 고개 설레는 것을/그때 내 가슴은 기쁨에 차고/수선화와 더불어 춤 추노니/

시인은 작은 것을 보아도 시가 나오고 무얼 느껴도 가슴이 설레고 기쁨을 맛보는 심성이 아름다운 이 임을 새삼스레 느낀다. 이제는 봄 기운 타고 가지마다 꿈틀댄다. 온갖 꽃들이 땅속에서도 숨 고르기를 하고 있고, 개구리가 힘차게 기지개 켜는 소리도 들린다. 희한한 소리로 뽐내는 빨간 부리의 예쁜 새도 봄 노래를 부르고 있다.

만물이 약동하는 봄이 오는 소리에 또다시 창조적인 만남을 이루며 새롭게 다짐해 보는 것도 감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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