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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상생의 지혜 아쉬운 도소매 업체

이수정/경제팀 기자

한인 뷰티서플라이업계와 대형 케미컬 도매업체와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얼마 전 한인이 소유한 C 케미컬 도매업체가 B소매매장을 오픈한 경위가 포착되면서 업계가 혼란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발단은 C업체가 그 동안 자사와 B소매업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혀 왔지만 최근 시정부에서 발부된 비즈니스 등록 자료에서 C업체가 B업체의 모회사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부터다.

이에 뷰티서플라이협회는 도매업으로 축적된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소매업에 뛰어든 C업체의 행보에 대해 '상도덕을 무시한 행위'라며 강력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뷰티서플라이협회는 이미 지난 2000년대 중반 한 이란계 대형 도매 유통업체가 소매업에 뛰어들자 회원사 간 불매운동을 통해 이를 저지한 바 있다.



도매업체 측도 할 말은 있다. CVS나 월마트 타겟 같은 대형 리테일 체인점들의 구매력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데다 동부의 초대형 도매업체들이 서부로 진출하면서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자신의 사업 영역을 빼앗고 있어 어쩔 수없이 자구책을 마련해야 했다는 것이다.

또 지금의 한인 업계의 영세한 소매 형태로는 대형 주류 리테일 체인점들의 공세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도 말하고 있다.

실제로 서비스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초대형 리테일 체인점들의 무차별 공세는 한인 소매업은 물론 중소 도매업체들의 밥그릇까지 빼앗고 있으며 한인 업체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도매나 소매는 둘 다 물건의 유통단계라는 공통점은 가지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다르다. 도매는 최종 소비자에 대한 판매 이외의 모든 판매를 일컫고 소매는 개인적으로 소비하는 최종 소비자에 대한 판매를 뜻한다. 하지만 몇년 째 이어지고 있는 불경기로 대기업들의 잇따른 도매업 진출 도매업체의 소매업 진출로 그 구분은 점점 흐려지고 있다.

한인 도매업체의 소매업 진출과 관련 뷰티서플라이업계의 공동 대응 이야기가 나온지도 벌써 3주가 지났다. 그러나 아직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양측 모두 대화나 이해의 노력없이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기 급급하다.

일단 도매업체 측이 솔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과가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도매업체가 상도덕을 어겼다고 주장하는 측 역시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해야 한다. 경쟁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해 당사자간의 대화와 조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협회나 조합이 있는 것도 그래서다.

제조업.도매업.소매업 등은 혼자서만 존재할 수 없다. 대기업은 밑바닥에서 물류 유통을 묵묵히 해 준 도매상들이 있었기에 성장할 수 있었다. 또 이 도매상들은 수많은 소매업체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다. 그런 만큼 서로의 역할을 인정할 때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뷰티서플라이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언제까지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상생의 지혜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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