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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환경이 다르면 꿈도 달라요

모니카 류/암 방사선과 전문의

얼마 전 대구MBC 방송과 오마이뉴스가 공동으로 대구에 있는 두 개의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인이 됐을 때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를 두고 우려하는 의견들이 인터넷과 신문에 실렸다.

결과를 들여다보면 우려할 만도 하다. A초등학교 학생들이 가장 많이 희망한 단일 직업은 21%가 원한 의사였다. B초등학교 학생들이 가장 많이 희망한 직종은 선생님이었는데 이 역시 20%가 원했다고 했다.

각 학교의 특수 희망직종도 달랐다. A초등학교에는 유엔사무총장 로봇 공학자 대기업 최고경영자 등이 있었고 B초등학교에서는 제빵사 요리사 네일아티스트 킥복싱 선수 동물조련사 사육사 등의 직업들이 적혀 있었다.

A초등학교는 설문 대상자 484명의 아버지들 중 86%가 대학 이상의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반면 B초등학교 110명의 아버지들은 67%가 고졸 이하라고 했다. 이에 비례해 임대 아파트가 밀집한 곳에 있는 B초등학교 학생들의 아버지들은 3.6%만이 부자 동네에 있는 A초등학교 아버지들은 35%가 전문직이나 고위 공무원직에 종사하고 있었다.



환경의 차이는 사교육 숫자에도 나타났다. A학교 학생은 평균 4개 B학교 학생들은 평균 1개의 과외공부를 하고 있었다.

SBS 방송이 보도한 것도 있다. '세대 공감 1억 퀴즈쇼'에서 초등학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그것이다.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래 직업은 공무원이었다. 1980년대에는 대통령이 1990년대에는 의사가 장래 희망 1위를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에 살면서 아니 나이가 들어가면서 정말 놀라는 것은 아주 희귀한 직업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컴퓨터 칩에 정교하게 페인트가 들어간다는 사실 조차 몰랐는데 그런 사업으로 큰 부자가 된 사람이 있다는 신화 같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또 교차로의 어느 쪽이 더 분주한가를 알아내어 신호등이 자동으로 적절히 조절 될 수 있게 만드는 직종도 보았다.

얼마 전에 딸아이 친구의 초대로 단편 영화 첫 방영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이 친구는 연극 배우를 간간이 하면서 대학원을 다니더니 얼마 전 단편 영화를 만들었다. 사회를 일깨우는 두 가지 이슈 노동문제와 불법이민자들의 부당한 대우를 주제로 한 영화였다.

영화 제작 후원자들을 초청해 시사회를 하고 함께 파티를 했다. 파티 장소는 영화를 보여 줄 수도 있고 어우러져 먹고 마실 수 있는 요즘 한창 뜨는 인기 레스토랑이었다. 가난한 이 젊은 영화감독은 후원자가 공짜로 제공한 멋진 곳에서 손님대접을 했던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뜬구름 잡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누가 알랴? 그가 스티븐 스필버그처럼 뛰어난 눈을 갖고 사회를 일깨우는 감독이 될지. 어떻든 그날 파티에서 희망이 많은 젊은이들과 이런 젊은이들을 후원하고 관심을 쏟아 주는 교수들을 만났다. 오스카상 시상식처럼 화려한 레드 카펫은 아니지만 꿈을 키워가는 젊은이들 그들과 어울리는 기성 세대를 보면서 그냥 좋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검사나 의사의 아들들이 제빵사가 되는 꿈을 꿀 수 있는 사회를 우리는 만들어야 한다. 또 환경미화원의 딸들이 의사나 법조인이 되는 꿈을 꿀 수 있게 우리는 표본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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