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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나는 왜 골드만삭스를 떠나는가'

김동필 / S&P팀장

세계금융의 중심인 월스트리트는 금융계 진출을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꿈의 무대다. 쟁쟁한 학력과 이력을 갖춘 수많은 인재들이 몰리고 그중 엄선된 소수만이 입성에 성공한다. 이들에게는 부와 명예가 보장된다.

하지만 월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대형 투자은행들이 연관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금융위기가 시작됐고 경영진들의 보너스 돈잔치 사실들도 속속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후 월가는 탐욕의 상징처럼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에 내부 비판도 터져 나왔고 지난해에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시위대까지 등장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기까지 했다.

그런데 얼마 전 뉴욕타임스의 독자 기고란에 월가 종사자의 공개 사직서가 게재돼 월가의 어두운 면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공개 사직서의 주인공은 월가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의 중견간부였던 그렉 스미스라는 인물이었다. 스탠포드대를 졸합한 그는 뉴욕 본사를 거쳐 런던지사에 근무하는 입사 12년차였다.

골드만삭스는 월가 뿐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투자은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143년의 역사에 총자산이 9100억달러가 넘는다. 유럽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 영업망을 두고 있고 전체 직원수도 3만5000명이 넘는다.

직원들에 대한 혜택도 대단하다. 연봉만 보더라도 2007년 기준으로 평균 연봉이 60만달러 이상이다.

스미스는 '나는 왜 골드만삭스를 떠나는가'라는 제목의 공개 사직서에서 골드만삭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기업문화의 변질과 경영진을 비롯한 구성원들에 대한 실망감으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 실망감은 고객의 이익보다 기업 수익을 우선시 하는 풍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고객들에게 유리한 투자종목을 조언하기 보다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고객을 '멍청이(muppet)'라고 부르는 임원을 보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골드만삭스의 장점이었던 팀워크와 진실성 겸손 고객을 우선하는 자세 등을 이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경영진의 리더십 문제를 이유로 꼽았다. 아이디어와 모범 올바른 행동을 하는 것이 과거 골드만삭스의 리더십이었다면 지금은 회사를 위해 얼마의 수익을 올려주느냐는 것이 리더십의 기준이 되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영진이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공개 사직서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오로지 돈벌이에만 집착한다면 결코 오래가는 기업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측은 즉각 사실과 다르다며 진화에 나섰고 스미스를 상대로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강경대응에 나섰지만 파장은 적지 않았다.

스미스가 언급한 내용들이 모두 사실인지 여부는 알기 어렵다. 또 그가 문제점이라고 지적한 것들도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가 공개 사직서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것은 최근 여기저기서 불거지는 자본주의 위기론에 대한 또 한번의 경종이 아닐까 싶다. 수익 극대화를 위한 무한경쟁과 내 이익만 앞세우는 천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당연히 이윤 추구다. 그리고 최소 투자로 최대 수익을 얻는 것은 경영자의 의무다. 그러나 스미스의 지적대로 수익만 좇거나 고객을 단순히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기업은 절대 오래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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