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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인권 외면하는 파렴치한 나라

[LA중앙일보] 발행 2012/03/31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2/03/30 16:09

구혜영/특집팀 기자

중국 내 한국영사관에 들어가 머물고 있는 탈북자 11명 중 5~6명이 다음 달 한국에 갈 것으로 보인다. 탈북자 강제북송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연방하원에서 발의된 지 7일 서울에서 각종 탈북자 북송반대 시위가 열린 지 42일째 되던 3월27일 소식이다. 탈북자가 무사히 한국땅을 밟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같은 날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이 위성 발사를 포기하고 민생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탈북자 이어도 문제에 관해서는 "조속히 인도주의적 원칙에 따라 원만하게 처리하자"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2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중국은 러시아 쿠바와 함께 북한 주민의 표현과 이동의 자유 등 기본권을 보장한다는 결의안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중국과 인권 사이에는 거대한 틈이 있다. 홍콩 소재 인권단체 '중국인권옹호자들'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3800여 건의 임의적인 구금이 이뤄졌고 반체제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고문당한 사례도 100건이 넘는다. 또 휴먼 라이츠 워치는 중국 사법당국이 달라이 라마로부터 종교적 가르침을 받기 위해 인도에 갔던 티베트인 수백 명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본토 사정이 이러하니 남의 나라 인권이야 말할 것도 없다. 지난해 12월 12일 인천 앞바다 소청도 근해에서 인천해경 이청호(40) 경장이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인 선장의 칼에 피살됐다. 한국민의 분노가 들끓었다. 이에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틀에 걸쳐 "(한국은) 하찮은 일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라고 단정지었다. 어린 세 자녀를 남겨두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이 경장과 유가족에 대한 문구는 찾아볼 수 없다.

사건 직후 중국 외교부는 한국 측이 체포한 중국인 선원 9명에 대해 합법적 권익 보장과 더불어 인도주의적인 대우를 해 주길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인도주의적 대우를 운운하기 전에 먼저 조의를 표하는 것이 마땅한 일 아닌가.

국가나 정부 이전에 인간이 있다. 삶이 있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가 있다. 때때로 언론은 중국의 인권 행보에 대해 대국다운 품위와 국격이 아쉽다며 권고하는데 이는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G2라 불리는 큰 나라가 기본 상식을 망각한 채 날뛰고 있다는 것을 돌려치는 것이다.

잘 사는 나라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 연약한 존재를 짓밟는 건 파렴치하다. 사실 생명의 귀함을 논하는 것에 있어 대국과 소국이란 개념은 무의미하다. 나라의 크기나 권력의 유무 힘의 논리와는 관계없이 어떤 생명이든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가 있다.

탈북자가 북송되면 그의 삶은 끝난다. 평생 매 맞는 공포와 굶주림 고문과 죽음의 그림자만 기억하다가 죽는다. 후 주석의 말대로 '민생 발전'에 집중하고 싶지만 인간과 삶 민생(民生)이란 두 글자가 탈북자에겐 남아있지 않다.

대국이라면 대의(大義)를 알아야 한다. 서랍 깊숙이 넣어둔 스크랩 속 이 경장의 딸이 오열하고 있다. 사진의 제목은 '중국 이 소녀의 눈물 보고 있나'다. 중국의 행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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