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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한 휴대폰

김정균/OC총국 기자

2000년도에 개봉된 멕 라이언 주연의 '지금은 통화중'은 휴대폰의 위험성과 필요성을 극명하게 드러낸 영화다. 뇌졸중으로 입원한 아버지를 걱정하는 주인공 멕 라이언이 아버지를 간호하고 있는 형제들과 끊임없이 통화하다 결국 교통사고를 내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처럼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반드시 필요한 휴대폰은 그 이유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미 현대인의 생활 필수품이 되었다. 휴대폰이 우리에겐 편리함을 가져다 준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운전 중에 통화를 하기 위해 사용하다 보면 자칫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유타대학의 심리학자들이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운전 중 휴대전화 또는 텍스트 메시지 작성은 동승자와 대화를 하며 운전하는 것보다 4배 가까이 더 위험하다. 게다가 운전 중 휴대폰 사용시 행동 반응시간은 음주상태의 운전자보다 30% 가량이 늦으며 아무런 장애도 없는 운전자에 비해 50%나 늦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갑작스럽게 위험한 물체를 발견하고 정지할 경우 음주운전의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일 때보다 제동거리가 더 길어진다는 결과도 나왔다.



하지만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의 위험성이 이처럼 확실하게 증명됐음에도 대부분의 운전자는 여전히 그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아직도 많은 운전자가 차량을 운행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오렌지카운티 소속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가 발표한 2011 티켓 발부 현황에 따르면 운전 중 휴대폰 사용으로 발급된 티켓은 1만 2000여 건에 달한다. 또 운전 중에 문자를 보내다 적발된 건수도 396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에나파크 경찰도 이번 4월 한 달 동안 운전중 휴대폰 사용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섰다. 통화 뿐만 아니라 텍스트 메시지 보내기 등 규정 위반자들을 집중적으로 단속 적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물론 이런 일시적 단속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주행 중인 차를 단속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단속이 강화되고 벌금이 많아진다고 해도 실제로는 계도나 예방의 성격이 더 짙을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맨발의 무용가로 유명한 이사도라 던컨은 1927년 프랑스 니스 해안도로에서 목에 두르고 있던 빨간 쇼올이 타고 가던 스포츠카의 바퀴에 말려 들어가 결국 목이 조이며 숨졌다. 아무도 원치 않는 끔찍한 교통사고는 이처럼 잠깐의 부주의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나의 사소한 운전 습관과 행동이 타인의 목숨을 위협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최근 컨수머리포트 전국조사센터에서 성인 895명을 대상으로 '운전자를 괴롭히는 20가지 행태'를 조사한 결과도 운전 중 휴대폰으로 텍스트 하는 사람이 1위에 선정됐다.

그렇다면 이젠 거액의 벌금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또 남의 눈이 거슬려서가 아니라 '나와 남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주행중 휴대폰 사용은 좀 참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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