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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인 은행가에 봄은 왔나

[LA중앙일보] 발행 2012/04/27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12/04/26 21:34

염승은/경제팀 기자

한인은행들이 최근 일제히 좋은 실적을 내놓으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나스닥 한인은행들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을 받는 컨퍼런스콜을 들어보면 현재 상황에 대한 자신감도 엿보인다. 월가 예상치보다 많은 순이익 활발한 대출 활동 등은 반갑기까지 하다. 그 덕분에 크게 떨어졌던 주가도 많이 올랐다.

비상장 은행들의 실적도 규모만 다르지 전반적인 추이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부실대출이 줄고 신규 대출에 적극 나서니 매출이 늘어나는 모양새이다.

1분기 실적 시즌을 보낸 뒤 5월 말이 오면 한인은행권은 주주총회 시즌에 들어간다. 지난 1년간 사정이 많이 나아졌으니 올해는 주주들이 주총 자리에서 큰 소리로 은행 경영진과 이사들을 질책하는 일은 보지 않을 수 있을까?

최근 씨티은행과 웰스파고의 주주총회에서 벌어진 일들을 보면 실적이 나아졌다 해서 주주들에게 떳떳할 수 만은 없을 것 같다.

지난 17일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씨티그룹 주주총회는 금융사를 포함한 재계에 큰 긴장감을 조성했다. 비크람 팬디트 CEO에게 1490만 달러 연봉을 주는 안이 반대 55%로 부결됐기 때문이다.

씨티 주주들이 화가 난 건 팬디트가 받는 많은 연봉이 아니라 은행의 성과급 체계였다. 고위 임원들은 매년 목표치를 세우고 성과에 따라 연봉을 받는데 목표치 자체가 너무 낮다는 것이다. 주주들은 이를 '솔직하지 못하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라고 받아들인 모양이다.

이 안건은 나스닥 한인은행들의 주총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 2010년 금융개혁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기업은 최소 3년에 한번씩 고위 임원 보수에 대한 주주들의 찬반 투표를 받아야 한다. 투표 결과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건 아니지만 회사의 실소유주인 주주들의 의견이니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

조금 성격은 다르지만 지난 2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웰스파고 주주총회에서는 큰 소동이 있었다. 주총이 열린 건물밖에는 1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시위대가 운집했다. 이 중 일부는 아예 행사장 안으로 들어와 세차례에 걸쳐 의사진행을 방해했다. 이들은 '오큐파이 월스트리트' 시위대로 금융권의 탐욕을 비난했다. 씨티에서처럼 안건이 부결되지는 않았지만 행장과 이사장을 교체하자는 안건은 무려 38%의 찬성표를 얻었다. 금융위기 최대 수혜자 중 하나로 꼽히는 웰스파고를 이끌고 있는 존 스텀프 회장이지만 그가 행장과 이사장을 모두 맡아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건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날 시위대의 소동을 주주들과 함께 지켜 본 스텀프 회장은 "그간 많은 이들이 상처를 받았고 이에 화가 났다. 그들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의 잘못으로 터진 금융위기이지만 그 피해는 모두가 함께 나누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인정하는 것 치고는 표현이 조금 박하지 않았나 싶다.

최근 만난 한 한인은행의 주주는 "주가가 많이 회복했으니 좋기는 한데 예전 생각을 하면 마음 한 켠이 씁쓸하다"고 했다. 그의 생각이 너무한 걸까. 은행권이 금융위기의 파고를 헤쳐 나와 빠르게 제자리를 잡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주주들의 시선은 여전히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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