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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딱지치기와 '뿌셔뿌셔'의 동심 한류

[LA중앙일보] 발행 2012/04/30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12/04/29 20:49

박상우/사회팀 기자

타인종들이 한국을 알게 되는 경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전에는 대부분의 타인종들이 태권도나 김치를 통해 한국을 접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렀다.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한국 전파에 가속도가 붙었다.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 문화가 타인종 젊은층에 점차 스며들고 있다. 먹거리에서도 기존의 김치에서 벗어나 이제는 무제한 고기가 타인종들을 한인타운으로 끌어들이며 한식 코리아를 알리고 있다. 한국을 소개하는 통로가 많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LA지역 타인종 초등학생들 역시 한국을 접할 기회가 다양해졌다. 이들은 한국식 딱지로 하나가 된다. 생각지도 못한 딱지를 통해 타인종 학생들은 한국을 배우고 한국 친구들을 사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머리를 싸매고 돈을 들여 타인종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바람직할 수 있다. 아이들이 딱지의 재미에 흠뻑 빠져 자발적으로 한국을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밀집 거주지인 파크 라브레아 인근 핸콕파크 초등학교가 대표적인 예다.

이들에게 한국식 딱지는 엄청나게 인기가 있다. 한인과 타인종 학생들은 방과 후 운동장 곳곳에서 딱지치기에 여념이 없다. 힘껏 상대방 딱지를 쳐서 넘어가는 광경을 보는 것이 그들에게는 엄청난 즐거움이다. 딱지를 치기 전 기도를 하거나 기합을 넣는 친구들도 있다. 금발의 백인 여자 아이도 동참한다.

이들에게는 온라인 게임과 TV 만화보다도 딱지가 최고다. 그저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딱지가 좋기만 하다. 이 놀이를 알려준 한인 친구들과도 더욱 사이좋게 지낸다. 히스패닉 학생은 한국이 최고라고 환하게 웃기도 한다.

이들 덕분에 타인종 부모마저 한국과 친숙해진다. 식사나 쇼핑을 위해서는 한번도 한인타운을 찾지 않았던 학부모들도 딱지구입을 위해서는 타운을 방문한다. 타운 내 완구점이 타인종들의 릴레이 딱지 구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다. 한 완구점 직원은 딱지를 사러 온 외국인들은 대부분 딱지로 인해 처음 한인타운을 경험한다고 귀띔했다.

교실 밖에서 딱지로 하나가 된다면 교실 안에서는 더욱 상상하기 힘든 광경으로 한국이 전파된다. 이곳 타인종 학생들에게 인기 간식은 한국산 김. 우리가 어린 시절 도시락 반찬으로 싸갔던 비닐봉투에 포장된 1회용 김 말이다. 밥이랑 먹지 않으면 짤텐데 아랑곳 하지 않는다. 한 한인 학부모는 교실 안에서 김 한장한장을 맛있게 먹고 있는 타인종 아이를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한국산 '뿌셔뿌셔'는 최고 인기 과자. 누군가가 '뿌셔뿌셔'를 가져 오면 난리가 난다. 줄을 서서 나눠 먹을 정도니 말이다.

한 학부모는 어린 시절 일제 학용품을 쓰면 으쓱하는 것처럼 요즘은 한국산이 그런 것 같다고 말한다. 한국산 과자를 통해서도 자연스레 타인종 친구들과 친해지고 한국에 대해 알게 되니 일석이조나 다름없다.

굳이 돈을 들이고 장소를 섭외하는 등 멍석을 깔아야만 한국을 전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뜻하지 않은 아이들만의 동심 속에서 자연스레 한국은 전파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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