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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순간의 방심이 부른 비극

[LA중앙일보] 발행 2012/05/07 미주판 26면 기사입력 2012/05/06 16:59

신승우 / OC총국 취재팀 차장

"사랑하는 내 딸아 잘가라는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구나~." 얼마전 OC지역 유력 일간지인 레지스터에 짧지만 눈길 끄는 기사 하나가 실렸다.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고 달려 사람을 죽게한 운전자가 실형을 선고받았다는 내용이었다.

기사 내용은 이랬다. 지난해 1월 OC남부지역인 샌클레멘티에서 당시 20살이던 라미레즈는 자신의 형 소유였던 도요타 픽업트럭을 타고 제한속도를 넘은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사거리를 지날 무렵 신호등은 주황색으로 바뀌었고 이내 빨간색으로 다시 바뀌었다. 하지만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라미레즈는 오히려 가속페달을 밟았고 마침 좌회전을 하던 현대 승용차의 앞쪽 승객석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사고를 당한 차량은 인도까지 밀려가는 큰 충격을 받았고 동승했던 니콜 데이븐포트(당시 23살)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곧 숨을 거두었다.

라미레즈가 자신의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 최근 법원에서는 형을 확정하는 판결을 내리게 된 것이다. 그는 2년간 감옥에 가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날 법정에는 데이븐포트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랑하는 딸과 손녀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이니 그 결과 역시 궁금했을 것이다.

판사에게 발언권을 얻은 할머니는 판사 변호사 피고인 그리고 방청객들 앞에서 딸을 보내는 마지막 말을 전했는데 듣는 이들의 가슴을 다시 한번 아프게 만들었다.

"라미레즈는 출소하면 가족 품으로 돌아가겠죠. 하지만 우리 니콜은 다시는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저 젊은 청년이 신호등에서 잠시 기다리는 인내심이 없었기 때문에 이제 니콜은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되었네요."

할머니의 말에 모두가 숙연해진 순간 니콜의 어머니가 딸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말에 많은 사람이 눈물을 흘려야 했다.

"잘가라는 작별인사를 할 기회도 없었구나. 나는 너를 죽는 날까지 그리워하며 살게 될 거야."

최근 한국 경상북도 상주에서는 25톤 대형 트럭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에서 나오는 동영상(DMB)을 보다가 훈련 중이던 여자 사이클팀을 치어 3명이 죽고 4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모두 20대 전후의 젊은 나이었다.

운전 중 DMB를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문자메시지 등을 확인하게 되면 전방 주시율이 50%로 떨어지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만취상태에서 운전을 할 때 전방 주시율이 70%인 것과 비교하면 거의 눈을 감고 운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신호등에서 기다리지 않으려고 과속을 했던 라미레즈나 지루함을 참지 못해 DMB를 시청한 트럭 운전사는 자신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어리석은 행동으로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중국 고전에 나오는 '단장'이라는 말이 있다. 새끼를 인간에게 빼앗긴 어미 원숭이가 그 고통을 참지 못해 결국 죽었는데 배를 갈라 보니 창자가 모두 끊어져 있었다는 데서 유래한 단어다.

남에게 단장의 아픔을 주지 않기 위해서 또 내가 그런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서 언제나 항상 안전운전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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