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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폭동 20주년] USC 언론 패널 세미나…끔찍한 한인사회 악몽 외면한 채 "모두가 피해자?"

한인사회 피해 축소 움직임도
"TV 약탈에만 초점" 폭동 번져



20년 전 4월 29일. LA 한인들은 끔찍한 악몽을 겪었고 이를 LA폭동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폭동의 시발점이 된 주류 커뮤니티는 모두가 피해자였다며 '폭동'이 아닌 다른 표현이기를 원하는 분위기이다. 한인 커뮤니티의 피해를 일부분으로 축소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최근 USC 언론대학이 전현직 기자들을 초청해 주최한 패널 세미나는 이러한 커뮤니티의 기류가 반영됐다. 주제부터 '4.29는 폭동(Riot) 시민소요(Civil Unrest) 반란(Rebellion) 중 무엇인가 그리고 미디어의 역할은'이었다. 세미나 내용을 간략히 정리했다.

▶'4.29'는 무엇인가



패널들은 LA폭동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LA타임스 커크 맥코이 사진기자는 "그때껏 억누르고 있던 사회적 불만들이 표출됐으며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동참 불길처럼 번졌다"고 표현했다. 패서디나 위클리 케빈 우리히 에디터는 "평등 정치적 문제들이 로드니 킹 재판으로 표출됐다"며 "한 단어로 정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한 패널들도 있었다.

아우어위클리 신시아 그리핀 부에디터는 "사전적으로 보면 폭동 반란 소요는 이날의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며 오히려 '항거(Protest)'에 가깝다"고 이견을 제시했다. 그는 "4.29는 힘 없는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선 것으로 자발적으로 만든 대혼란이었다"고 주장했다.

원로 언론인 이경원씨는 좀 더 구체적으로 의견을 냈다. 그는 "4.29는 정부에 대한 반감 실직 사회적 불평등 모든 것이 하나로 촉발된 것"이라며 "인간이 만든 카트리나 재앙(Man made Katrina)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4.29'에서 미디어의 역할은

패널들은 한 목소리로 'TV가 약탈 등 현상에만 초점을 맞춰 방영한 게 폭동으로 번지게 한 주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우리히 에디터는 TV화면에 불타는 상점의 모습이 반복됐고 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월간지 LA센티널 유세프 시몬즈 부에디터도 "각 커뮤니티마다 폭동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랐다. 현상만을 전달하는데 미디어의 역할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특히 맥코이 기자는 "당시 LA타임스 30일자에는 폭동에 대한 사진이 안 실렸고 기사도 비중이 크지 않았다"며 "그러나 폭동 이틀째부터 자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경원씨는 "폭동 이전 신문의 논조는 흑인과 백인뿐이었다. 이는 폭동이 터지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이같은 소수계 배제논조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남가주에 큰 커뮤니티를 형성한 라티노 패널이 한 명도 참가하지 않은 것이 단적인 예"라고 강조했다.

▶폭동 재발 가능성은

대다수 패널들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반론도 있었다.

우리히 에디터는 "최근 패서디나서 17세 흑인학생이 절도 중 경찰의 총에 사망했다. 그는 비무장상태였다. 최근에는 10대 남성이 90발의 총격을 맞아 사망했다. 92년과 비슷한 상황이다"며 "아직 이에 대한 커뮤니티의 반응은 없으나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시몬즈 부에디터는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어떻게 작용할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페이스북 방송 등으로 실시간으로 정보가 전달되는 만큼 폭발력이 있어 폭동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에 맞서 냉정한 여론도 전달될 수 있으므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경원씨는 "커뮤니티가 상호 동질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여전히 커뮤니티간에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상호 교류가 늘어나 소통이 원활해지고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가 커진다면 폭동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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