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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즐겁구나, 김치 담그기

모니카류/암 방사선과 전문의

나는 모든 음식에 흥미가 있고 좋아하며 잘 먹는다. 음식을 차별하는 것은 여러모로 손해다. 그리고 음식차별은 자신의 삶을 불편하게 한다.

여러 나라의 음식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어느 나라에 가도 비슷비슷한 테마를 갖고 약간 다른 자료를 써서 음식이 만들어진다는 것과 시대적으로 비슷한 때에 만들어졌다는 것에 새삼 놀란다. 한국의 만두와 서양 사람들이 먹는 라비올리 김밥과 멕시칸들의 부리토 고추전과 피망 안에 쌀과 갈은 고기와 토마토 소스로 채워 오븐에 구워낸 접시 짠무지와 소아시아 지역 사람들이 만드는 올리브나 오이 피클들 그 기본적 아이디어는 비슷하다.

현 세대를 음식의 퓨전시대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여러 나라 음식들이 조화를 이루어 상큼하고 맛나는 접시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타일랜드 사람들의 향료를 써서 볶은 간고기를 상추에 싸먹는 것은 우리 불고기를 상추에 싸 먹는 것처럼 경쾌하다. 며칠 전에는 사위가 멕시코 타코 껍데기에 여러 야채를 치즈와 함께 즉석구이를 했는데 그 중 변형되어 나온 것이 김치타코였다. 사위는 멕시코 계통이 아닌 백인이다. 멕시코 음식과 한국 음식이 정말 잘 어울렸다.

음식 중에 변함없이 내가 좋아하고 흥미를 갖는 것이 있다면 김치이다. 김치 담그는 것이나 요리에 대한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해서 요리책을 보거나 줏어 들은대로 대충 실험을 하다 보면 어떤 때는 맛나는 김치가 되고 어떤 때는 실패하면서 그런대로 내 방식의 김치를 담가 먹으며 살아 왔다.



그런던 차 중앙일보가 후원한 '김치 클래스' 광고를 보고 지난 달에 남편과 작은 딸 그 애의 남자 친구 등 우리 4식구가 배추김치와 전라도 반지(김치) 공부 클래스에 참가했었다. 강사 선생님은 김치의 역사가 200년이 된다는 것 빨간 김치는 임진왜란 이후에 생긴 것이라는 것 김치의 영양가에 대해 차근차근 강의를 하셨고 멋진 셰프 모자를 쓰신 주방장님은 유연하게 실습을 이끌어 가셨다.

배추는 편리상 미리 절여져 있었지만 무 사과 배는 학생들이 썰어야 했다. 숙련도에 따라 곱고 적절한 크기로 채를 잘 써는 사람 두껍고 투박하게 써는 사람 모두 능력이 달랐다. 옆을 보니 남편의 무채가 아주 흥미로운 모습으로 썰어져 있었다. 두꺼울 뿐 아니라 삼각형 도 있고 너무 두꺼워서 거의 찌그러진 사각의 모습을 한 것도 있었다. "꼭 샐러드감 같다!" 하며 한 테이블을 차지한 우리 식구들이 모두 웃었다.

영양 성분을 따지고 음식을 먹는 것은 애초에는 없던 일이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음식공학도 발달하고 이로 인한 정보는 의학 지식과 교류하며 의학에 유입되고 일반인들의 소위 '웰빙'의 삶에 기여하게 되었다.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양가를 너무나 따지고 건강을 챙기다 보면 지나치게 육체적인 건강에 집중하게 되면서 정신적 정서적 밸런스를 잃게될 수가 있다는 것이다.

보기 좋고 향기롭고 맛 좋은 음식 한 두 개면 족한 간단한 상차림 거기에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정서적으로 서로 위하는 즐거운 삶이 결국 우리들의 '웰빙'의 기본이 아닐까 싶다.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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