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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인 마켓들의 '핵전쟁'

[LA중앙일보] 발행 2012/05/26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2/05/25 18:40

오수연/경제팀 기자

"마켓간 경쟁은 핵전쟁 수준이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마켓들의 치열한 경쟁을 두고 마켓 관계자들이 하는 얘기다.

최근 몇 년 사이 LA지역에 시온마켓과 갤러리아마켓 버몬트점이 들어서면서 불꽃이 튀겼다면 이번에는 풀러턴과 어바인 지역이다. 지난 3월 아리랑마켓 풀러턴점이 오픈했고 4월에는 우리마켓 어바인점과 한남체인 라팔마점이 19일 동시에 문을 열었다. 아씨마켓도 올 하반기 오픈을 목표로 어바인점 내부공사에 들어갔다.

물론 문을 닫은 곳도 있다. 한남체인 랜초쿠카몽가점은 지난달 문을 닫았다. 현재 남가주에는 한남 갤러리아(한국마켓) 시온 우리 아리랑 H마트 아씨 그린랜드 플라자 가주마켓 등 10개 업체에 총 31개점이 영업하고 있다. 이 정도면 이미 포화상태다. 하지만 매장 확대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마켓 자리 선점 경쟁도 뜨겁다. 특히 라하브라 한남체인 맞은 편에 있는 랠프스 자리를 놓고 한인마켓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랠프스가 경영난으로 매장을 접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인마켓들이 이 건물을 매입에 나선 것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한인마켓들이 경쟁을 하면서 가격만 천정부지로 올려놨다"고 전했다.

한인마켓간의 자리경쟁으로 자릿세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몇 년 전 샌디에이고에서도 마켓 자리를 두고 한인마켓들이 입점 경쟁을 벌이다가 타인종 업소가 어부지리로 입주한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마켓들은 리스 계약이 끝나기 전까지 극비리에 일을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갤러리아마켓이나 한남체인이 같은 지역에 매장을 오픈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같은 상권에 여러 마켓이 몰리면서 고객을 끌기 위한 세일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마켓들이 세일상품의 경우 마진없이 또는 손해를 보면서 팔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끼 상품 중의 하나인 쌀이 대표적이다. 20파운드 쌀 한 포 세일가가 5.99~6.99달러대까지 떨어졌고 15파운드의 경우 3.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한 마켓은 한 포를 팔면 몇십센트 씩 손해보면서도 세일가를 고수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재 너무 많은 마켓이 오픈하고 있고 수익구조도 과거에 비해 좋지 않다"며 "이대로 가면 올해 안에 또 다시 어려움에 처할 마켓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많은 업체들이 무리한 확장과 경쟁으로 실패를 했고 모두가 이를 지켜봤다. 프레시아 가주 등이 무리한 확장으로 쓴맛을 봤다. 이로 인해 많은 도매업체들이 금전적인 손해를 봤고 소비자들 역시 불편을 겪었다.

물론 소비자들로서는 가까운 곳에 마켓들이 더 많이 생기면 편리하고 경쟁으로 저렴한 가격에 제품도 구입할 수 있으니 반가울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꾸준히 정도를 걷는 마켓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인마켓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타인종 고객들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마냥 한인고객만을 놓고 경쟁하기보다는 좀 더 바깥으로 시야를 넓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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