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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배무한, 진짜 영광 얻으려면

김석하 / 특집팀 에디터

누적된 파행 차단할
제도적 마련이 중요
'정치 단체' 전환 고려

시간이 흐르면서 찜찜한 마음이 커졌으리라. 막상 당선은 됐는데 영 '모양새'가 안 나기 때문이다.

배무한 LA한인회장 당선자는 '또!' 라는 불명예 수식어까지 달게 됐다. 2년 전 30대 선거에서도 똑같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 선거의 '몰상식적 창피함'까지 이중으로 떠안은 형국이다. 임기 내내 심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남가주 한인사회는 차치하더라도 외부 인사가 선거와 관련해 이야기를 꺼낸다면 배 당선자가 할 말은 '변명스러운 시시콜콜 설명' 밖에 없다.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서의 자존심까지 흠집이 날 판이다.

방치했다가는 전임 회장과 같은 평가를 들을 수밖에 없다. 배 당선자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봉사'라는 단어를 남발하지 마라. 한인회를 먹칠해 온 인사들이 애용하는 말이다.

흔해 빠지고 뜬구름 잡는 "봉사 봉사"에 많은 한인들은 신물이 나 있다. "도대체 뭘 하는데?"라는 반감만 일으킬 뿐이다.

현실적으로 살펴봐도 요즘에는 한인회가 나서서 봉사할 일 자체가 별로 없어졌다. 폄훼(貶毁)가 아니다. 한인회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80.90년대 한인커뮤니티가 크게 성장하자 그 구심점이 필요했다. 변변한 단체가 없던 시절 한인회가 이름값으로 인해 그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랑방 수준 체계로는 다양한 계층의 한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해결할 능력이 없었다. 내부 분란만 없으면 다행이었다. 그런 모습이 쌓이고 쌓이자 결국 한인들로서는 '한인회가 실질적인 봉사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단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그러는 사이 전문적 지식을 갖춘 직능 단체들이 생겨났고 이들은 한인회의 아킬레스 건인 '영어 구사와 시스템 구축'의 문제를 극복했다. 특히 지속적인 '구체적 봉사활동 기록'을 내세워 정부의 지원금까지 타게 됐다. 어떤 단체는 수십만에서 수백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는 반면 한인회는 고작 30여만 달러의 예산도 거의 대부분을 자체 조달해야 한다. 누적된 주먹구구식 운영 시스템 부재 재정 취약 등으로 제대로 된 봉사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렇듯 대내외적으로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한인회는 그 성격을 달리해야 한다. 어정쩡하게 봉사단체 이미지에 갇혀 허우적 거릴 필요가 없다.

차라리 커뮤니티 행사에서 나팔수 역할 한인단체의 조율자 역할 한인사회의 목소리 역할 여타 한인회와 연대 강화에 전념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대안이다.

배 당선자를 비롯한 향후 한인회장은 한인회를 이러한 차원의 '정치 단체'로 만들어 가는 게 낫다. 한인회의 분명한 존재 이유는 창구역할이다. 주류사회나 한국의 인사가 LA한인사회를 방문하면 맞아줄 파트너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한인회장은 그들과 ▶상호 인사 ▶한인커뮤니티 현황 및 파워 각인 ▶한인사회의 당면과제 설명 ▶협조 및 건의 사항 제시 정도면 족하다. 나머지 실무 진행은 여러 직능단체와 협의하면 될 일이다. 마침 지난주 '1세 한인커뮤니티단체장협의회'가 결성돼 잘 연대하면 된다.

배 당선자가 임기 중 꼭해야 할 일은 한인회 선거에서 '또' 라는 꼬리표를 떼야 한다. 선거규정과 선관위를 상식적으로 또 현실에 맞게 정상화해야 한다. 회장 취임사에 이 구상을 정확한 일정과 함께 밝혀라.

한인회를 더는 욕먹지 않게 제도를 마련하는 것만 해도 큰 일을 하는 거다.

배 당선자는 몇 년 사이 재가 뿌려진 한인회를 잘 씻기만 해도 진짜 영광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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