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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기발하면서 시적인 내용 담았다…메트 '액세서리 디자인' 우승 하이디 이씨

FIT 학생이자 모자 디자인·제작·판매하는 사업가

최근 메트로폴리탄박물관 ‘2012 액세서리 디자인 대회’에서 한인 학생이 우승을 거머쥐어 화제다. 주인공은 패션인스티튜트(FIT) 학생이자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는 하이디 이(한국 이름 이지은)씨.

플러싱에서 태어나 필라델피아에서 자라고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을 졸업한 이씨는 현재 개인 주문을 통해 모자를 직접 디자인·제작해 판매하는 사업도 함께 벌이고 있다.

현재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키아파렐리와 프라다(Schiaparelli and Prada: Impossible Conversation)’ 전시를 기념해 열린 이번 대회는 메트박물관 커스튬인스티튜트(Costume Institute)에서 진행했다. 매년 열리는 대회를 통해 신예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고 지원한다.

올해 대회의 경우 모자와 구두로 패션계의 상징적인 존재로 남은 엘사 스키아파렐리(1890~1973)와 미우치아 프라다(1949~)를 기념해 ‘액세서리’에 초점을 맞췄다. 대회 측이 제시한 과제는 ‘‘패션’과 ‘액세서리’의 한계에 도전하는 작품이었다.



대회에 출품한 우산 모양의 모자로 이씨는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파이널리스트 6명에 선정됐다. 우승을 통해 500달러 상품권, 프라다 가방 등을 비롯해 양 손 가득 부상을 받은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엘르매거진(Elle Magazine)에도 이씨의 모자가 소개되면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그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출품 계기는?

“대회 소식을 듣곤 ‘딱 나를 위한 대회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키아파렐리는 1920~40년대 유명한 디자이너였고 코코 샤넬의 라이벌이었는데 샤넬과는 다르게 아티스트적인 기질이 다분했거든요. 스키아파렐리에 대해 공부하면서 나와 비슷한 부분을 발견했죠. 스키아파렐리는 살바도르 달리나 장 콕토 같은 당대 최고의 초현실주의 작가들과도 교류하고 같이 작업했잖아요. 제 모자에도 엉뚱하고 기발하면서도 시적인 초현실주의적인 부분이 있어서 더 연결되는 점이 있다고 생각해서 주저 없이 지원했어요.”

-왜 모자 디자인을 하게 됐나.

“삼촌이 30년간 모자 디자이너로 활동 하시는데 그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원래는 그래픽 디자인 전공인데 사실 제일 처음 모자를 만든 건 4년 전에 종이로 만든 모자였어요. 처음엔 조그만 색종이 모자 박스에 넣어 만든 거였는데 디자이너 빅터 오즈본 사무실에서 인턴할 때 보그·GQ·하퍼스바자 등 잡지사에 초대장으로 보냈었어요. 반응이 좋아서 실측 사이즈 종이 모자로 만들어 보고선 나무를 레이저 커팅해서도 만들었죠.”

-작품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

“만드는 모자마다 항상 컨셉트를 강하게 하려고 노력해요. 이번 작품은 ‘카사 오바키(Kasa Obake)’라는 일본 민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모티프로 삼았어요. 이 카사 오바키는 ‘츠쿠모가미(Tsukumogami·물건이 손상되지 않고 100년이 지나면 정령이 깃들어 요괴로 변한 것들의 총칭)’ 중 하나인데 큰 눈에 큰 혀를 가지고 다리 하나로 지탱해 움직이는 게 특징이에요. 카사 오바키에 전기 충격을 주고 나면 뼈만 앙상하게 남는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상당히 독특한데.

“제가 좀 괴짜(nerd)인데 끊임 없이 무언가를 연구하고 생각해요. 문화, 철학, 형이상학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고 머리 속에서 생각이 항상 수 갈래로 뻗쳐 나가요. 고심 끝에 나오는 ‘유레카 모먼트(Eureka Moment·순간적으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를 즐기죠.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강한 컨셉트를 만들고 미적·구조적이면서도 잘 정돈된 작품을 추구해요. 또 전통적인 한국하고 할머니가 북한 출신이시라 북한에도 관심이 많아요. 한인으로 한국과 미국 두 문화 바탕 위에 견고히 서 있는 점이 자랑스러워요.”

이주사랑 기자 jsr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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