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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지붕'…70km 밖 풋볼공 크기 탄두 요격 가능…'창업국가' 이스라엘의 힘

[LA중앙일보] 발행 2012/06/04 미주판 4면 기사입력 2012/06/03 20:02

첨단 방공망 구축에 미국이 9억달러 투자

기디언 와이스 라파엘사 부사장

기디언 와이스 라파엘사 부사장

날카로운 공습경보가 심야를 뒤흔들었다. 잠시후 긴 궤적을 남기며 밤하늘에 잇따라 발사된 미사일들이 먼 상공에서 무언가와 충돌하면서 점멸했다.
숨죽여 화면을 응시하던 400여명의 청중들은 마치 불꽃놀이를 지켜보듯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여러분은 지금 이스라엘의 첨단기술과 혁신의 결정체를 직접 목격하셨습니다."
올해 이스라엘 컨퍼런스의 주인공 '아이언 돔(Iron Dome)'은 첫 등장부터 화려했다.

아이언 돔은 지난해 4월부터 실전배치된 이스라엘의 단거리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다. 우리말로 철의 지붕을 뜻한다.

〈그래픽 참조>

2006년 레바논 사태 당시 헤즈볼라 저항세력들이 4000여기의 카추사 로켓을 이스라엘 북부국경지대에 집중 포격하면서 개발이 시작됐다. 미사일중에는 북한에서 도입된 장사정포도 있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한국 정부가 구매 의사를 보여 세계적인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날 프리젠테이션을 담당한 강사는 아이언 돔 개발업체인 이스라엘 방산기업 라파엘사의 기디언 와이스 부사장이다. 25분간의 프리젠테이션에서는 시종일관 자부심이 묻어나왔다. 그는 "독보적(unique)"이라는 표현으로 아이언 돔에 담긴 첨단과 혁신의 정수를 공개했다.

"화면속에서는 요격이 단순해 보이지만 실상은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합니다."
와이스 부사장에 따르면 미사일 요격은 측면 혹은 후면을 맞춰서는 의미가 없다. 정면에서 탄두를 정확히 맞춰 공중에서 폭파시키지 못하면 탄두는 땅에 떨어져 수많은 사상자를 낸다.그는 청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풋볼공 하나를 화면에 띄웠다.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되는 BM-21 그래드 미사일(카추사 미사일)의 탄두는 이 정도로 작습니다. 아이언 돔은 최대 사정거리 70km밖에서 풋볼공을 맞추는 불가능을 현실화한 기술입니다."
정교함은 실전에서 빛을 발했다. 와이스 부사장에 따르면 실전 배치 후 지난 1년간 이스라엘에 쏟아진 미사일은 200여기로 그중 85%를 요격했다고 한다.

이스라엘이 개발중인 차세대 대공 방어체계에 장착될 스터너(Stunner)미사일. 앞부분을 돌고래 모양으로 만들어 카메라와 레이더를 동시에 달았다. [사진제공=라파엘사]

이스라엘이 개발중인 차세대 대공 방어체계에 장착될 스터너(Stunner)미사일. 앞부분을 돌고래 모양으로 만들어 카메라와 레이더를 동시에 달았다. [사진제공=라파엘사]

아이언 돔에는 혁신도 녹아있다. 개발 착수에서 실전 배치까지 30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심각한 결함만 우선 손을 본 뒤 시험발사와 거의 동시에 생산을 시작했다. 또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엉뚱한 상상'으로 비용을 크게 줄였다. 와이스 부사장은 애니매이션 토이 스토리에 나오는 장난감을 화면에 띄웠다.
"이 장난감 유명하죠. 그런데 이 장난감속에 있는 전선 커넥터를 우리 미사일에 썼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아이언 돔에서 발사되는 요격용 미사일은 타미르(Tamir)라고 한다. 이 미사일 1기당 60~70개의 커넥터가 소요된다. 기존 미사일용 커넥터는 개당 40~60달러선이다. 미사일 하나 만드는데 커넥터 값만 4200달러를 써야한다는 계산이다. 미사일 전체 단가(3만5000달러)의 10%를 넘는다.

"우연히 장난감용 커넥터를 써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실제 써보니 문제가 없었습니다. 개당 2달러니 커넥터 교체로만 4000달러를 절약한 셈입니다."

올해 컨퍼런스 주빈에 초청
'장난감 커넥터' 로 비용절감
요격률 85%… 한국서도 관심


혁신은 미사일의 디자인에도 숨겨져 있다. 현재 개발중인 미사일 '스터너(Stuneer)'가 화면에 공개됐다. 앞 부분이 돌고래의 머리 부분을 닮았다.

"기존의 직선형 미사일은 탄두에 센서카메라와 레이더를 한꺼번에 장착하기 어렵습니다. 그 한계를 단순한 디자인의 변화로 뛰어넘은 것입니다."

와이스 부사장은 이날 미래 청사진도 공개했다. 현재 이스라엘 미사일 방어체계는 사정거리에 따라 2개 다층으로 보호된다. 아이언 돔(4~70km)과 애로우 2(90~148km)다. 두 시스템 사이 30km 공백을 메울 데이비드 슬링(David's Sling. 다윗의 물맷돌)이 2014년 실전 배치된다. 돌고래를 닮은 스터너 미사일이 장착된다.

또 애로우 2의 사정거리를 초과하는 대기권 밖에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까지 공격할 수 있는 애로우 3도 개발중이다.

4개 다층(Multilayer) 대공체계 보호막이 갖춰지면 이스라엘의 하늘은 말 그대로 완벽한 철의 지붕이 된다.

이스라엘 상공을 보호하는 데는 우방국 미국의 지원이 절대적이다. 와이스 부사장에 따르면 미국은 아이언 돔 개발금으로만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3억달러를 투자했다. 향후 3년간 추가로 6억1000만달러를 더 지원한다.

와이스 부사장의 프리젠테이션 마지막은 허를 찔렀다. 화면에는 앳된 얼굴의 남녀군인들이 등장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군인들은 아이언 돔을 통제하는 지상부대원들이다. 이들은 미사일이 떨어지는 상공 아래에서 근무하는 고충을 전했다. 한 군인은 자신은 사선에 있으면서도 "국민들은 다치지 않게 경보가 울리면 방공호로 피신해달라"고 부탁했다.

자칫 숙연해질 수 있는 무거운 영상은 마지막 군인의 한마디로 이내 밝아졌다. "엄마 나 지난 주에 로켓 2개 격추했어요. 걱정마세요."

화면이 끝나자 청중들은 기립박수를 쳤다. 박수는 아이언 돔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스라엘 국민 전방의 군인 또 다윗의 후예의 일원인 스스로에게 보내는 찬사였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아이언 돔이란

철로 된 반구형 돔이라는 뜻이다. 이스라엘 상공에 쏟아지는 적의 미사일들로부터 자국민을 철저히 보호하겠다는 의도를 표방한다. 아이언 돔 시스템은 크게 레이더 통제센터 미사일 발사대로 이뤄진다. 모두 차량에 탑재돼 기동력이 뛰어나다. 미사일 발사대 1포대에는 20발의 타미르 요격 미사일이 탑재되어 있다.

현재 아쉬켈론 등 3곳의 가자지구 접경지역에 배치되어 있다. 시스템 하나당 가격은 5000만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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