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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JP모건 다이먼 회장의 리더십

염승은/경제팀 기자

지난 달 JP모건체이스가 20억달러를 크게 넘어서는 파생상품 투자 손실을 봤다는 뉴스를 보며 월가의 제왕으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회장의 리더십을 새삼 주목하게 됐다.

체이스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서 살아 남으며 금융업계의 성공사례이자 모범사례가 됐다. 그 배경에는 그 수장인 다이먼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리스크 관리를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그는 모기지담보부증권 등 유수의 금융사들이 큰 피해를 입었던 파생상품에서 일찌감치 발을 빼 피해를 최소화 하는 등의 활약으로 차기 재무장관 후보로까지 이름을 올리는 수퍼스타가 됐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나무에서 떨어졌다. 은행이 자기자본으로 가진 돈으로 신용 디폴트 스와프(CDS)로 불리는 파생상품에 잘못 투자했다가 큰 낭패를 본 것이다. 이 소식이 터지고 며칠 만에 250억달러가 넘는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얼마전 월스트리트저널은 그가 문제 해결을 위해 펼친 행보를 소상히 전했는데 여기서 그가 내부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대외적으로 보여 온 행동에서 리더십을 엿볼 수 있었다. 우선 그는 조직의 잘못된 점을 외부에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대중 앞에 잘못을 깨끗하게 시인했다. 외부의 거센 비판을 직접 몸으로 받아내면서도 남 탓은 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도 마찬가지. 4월 말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그는 경영진을 불러 모아 호되게 질책했다. 그러고는 곧바로 대응에 들어갔다. 뉴욕 맨해튼의 본사 건물에 긴급상황실을 설치하고 이곳에 최정예 직원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후 며칠간 자신의 평소 스케줄을 모두 소화하면서도 긴급상황실에 수시로 들르며 직원들과 보드카를 나눠 마시는 등 직접 행동으로 직원들을 독려했다.



반면 이 사태에 핵심적인 책임이 있는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이나 드루의 사임건을 둔 그의 행동에서는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다. 드루는 지난 20여년간 다이먼이 가장 신임하는 부하직원 가운데 한명이었다. 하지만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를 해고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다이먼은 "그가 30년 넘게 함께 한 친자매라면 큰 잘못 한번에 집에서 나가라 할 수 있겠나"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결국 이 말을 전해 들은 드루가 여러 차례 사의를 표한 뒤에야 사표를 받아줬다. 드루의 마지막 출근일 다이먼은 그녀의 사임을 직원들에 직접 알렸다. 그 자리에서 그녀가 다시 한번 자신의 부주의를 사과하자 다이먼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그녀를 안아줬다.

다이먼은 지난 2008년 하버드경영대학원 2009년 시라큐스대학 등 두 곳에서 졸업식 연설을 했다. 그는 두 곳에서 모두 "스피크 업(speak up)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말하고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었다.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라"는 것도 그가 자주 하는 말이다. 다이먼이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에서 보여준 책임감 투명성 신속성 인간미 등은 누구나 갖고 있는 인간성의 일부이다. 그러나 그 소중함을 알고 이를 끊임없이 관철시킬 수 있는 '삶에 대한 진실성'이 리더가 갖춰야 할 진정한 덕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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